이베스트 삼킨 LS네트웍스, 독배 마셨나?
이베스트 삼킨 LS네트웍스, 독배 마셨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달 3282억원 풋옵션 만기도래
▲ LS네트웍스가 2010년 이후 영업손실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2008년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인수한 것에 따른 재무부담이 해가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달말 만기도래 하는 3282억원 규모의 풋옵션 계약에 대비해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용산’의 오피스 부분 매각을 결정했다. 사진 / 진민경 기자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로 유명한 소비재 유통기업 LS네트웍스가 5년째 영업손실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2008년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인수한 것에 따른 재무부담이 해가 갈수록 가중되고 있어 자금유동성에 무리가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최근 LS네트윅스는 보유 부동산들을 차례로 매각하며 이베스트증권을 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3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LS네트웍스는 서울시 용산구에 있는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용산’의 오피스 부분을 H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에 팔기로 결정했다. 지하 7층부터 지상 36층 규모의 아파트와 지하 7층부터 지상 32층 규모의 업무시설(오피스+오피스텔) 2개동으로 이뤄진 복합단지 중 업무시설의 오피스부분만 매각한다. 매매가격은 약 4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LS네트웍스는 해당 부동산을 매각한 뒤에도 책임 임차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앞서 LS네트웍스는 지난 4월 의류유통업체인 건동에 청주 지역 백화점 흥업백화점을 인수 4년 만에 130억원을 받고 팔기도 했다.

◆ 이베스트, 산 넘어 산

LS네트웍스가 보유 부동산을 잇따라 매각하면서 현금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2008년 인수한 이베스트투자증권 때문이다.

당시 LS네트웍스는 인수대금 마련을 위해 사모펀드 G&A PEF에 1010억원 가량을 출자했고 이때 FI(재무적 투자자)들과 풋옵션 계약을 맺었다. 업계에 따르면 이 계약의 만기일은 이달 23일로 지분옵션 계약 예정 금액은 총 3282억원이다. FI들이 모두 옵션 행사를 원할 경우를 대비해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는 현재 LS네트웍스가 보유한 부동산 규모를 감안할 때 풋옵션 계약건에 대한 비용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 건을 해결한다고 하더라도 이베스트 인수로인해 발생한 남은 차입금을 다 갚으려면 갈 길이 멀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운영을 위한 자금투입이 반복되면서 LS네트웍스의 차입금 규모는 2011년 말 연결기준 2889억원에서 지난 1분기 말 5641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 신용등급, 추가강등 가능성

문제는 LS네트웍스의 차입금 규모 확대가 이 같은 일회성 이벤트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실적 저조와 단기조달에 치중한 차입전략, 운전자본 부담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자연스럽게 단기상환 부담이 커지고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신용도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지난달 LS네트웍스의 신용등급은 한 단계 강등됐다.

지난달 29일 3대 신용평가사인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는 LS네트웍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NICE신평과 한신평은 LS네트웍스의 신용등급을 ‘A+’→‘A’로 조정했다. 한기평은 ‘A2+’→‘A2’로 강등했다.

한신평은 이번 결정에 대해 “최근 영업실적을 보면 당분간 영업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재무부담을 완화시키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LS네트웍스의 주력사업인 유통부문의 경우 2010년 이후 5년째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지난해 49억원의 영업손실을 낸데 이어 올해 1분기 또한 23억원 적자를 봤다. 브랜드사업에서도 역시 올해 1분기 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현재 LS네트웍스에서 수익을 내고있는 곳은 임대부문이 유일하다. LS용산타워에서 살고 있는 삼일회계법인과 한국존슨앤존슨 등의 기업이 임대료를 내 준 덕에 전체 영업이익에서 적자만 겨우 면하고 있다. 임대부문의 경우 지난해 124억원을, 올해 1분기 4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LS네트웍스의 전체 1분기 영업이익은 12억원이다.

LS네트웍스가 주력사업에서의 부진한 실적을 반복하고 임대료만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벗어날 돌파구를 빠른 시일 내에 찾지 못할 경우 신용등급이 추가로 강등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