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여수공장, 1급 발암 화학물질 배출 또 1위
LG화학 여수공장, 1급 발암 화학물질 배출 또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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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저감대책 노력중, 불가피한 측면 있어”
▲ LG화학 여수공장이 환경부의 조사 결과 염화비닐, 1.3-부타디엔 등 1급 발암 화학물질을 전국에서 가장 많이 배출한 업체로 조사됐다. ⓒ여수환경운동연합

최근 환경부 조사 결과에서 LG화학 여수공장이 2011년과 2012년에 이어 2013년에도 1급 발암물질을 전국에서 가장 많이 배출한 업체가 되는 불명예를 안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여수환경운동연합 따르면 지난 1일 환경부가 발표한 ‘2013년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에서 LG화학 여수(화치) 공장은 1급 발암물질을 전국 3435개 업체 중 연간 5만4403㎏을 배출해, 2위인 SK종합화학의 연간 2만4237㎏을 두 배 이상의 차로 크게 따돌리며 1위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LG화학 여수공장은 1급 발암물질인 염화비닐을 2013년 5만1325kg 배출했고, 같은 1급 발암물질인 1.3-부타디엔도 3078kg 배출했다. 특히 LG화학 여수공장의 염화비닐 배출량은 전국에서 2013년 한 해 동안 배출된 8만6623kg의 59.3%를 차지하며, 2010년의 3만4202㎏보다 50.1%나 늘었다. 1급 발암물질 배출 총량도 2010년 4만368㎏에서 5만4403㎏으로 34.8%나 증가했다.

염화비닐은 자동차 부품, 가구 및 건물자재 등 다양한 상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플라스틱 제품인 폴리염화비닐(PVC)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주로 대기 중 기체 상태로 존재해 호흡기를 통해 노출될 가능성이 있고 먹는 물을 통해 노출될 수 있으며, PVC 생산 공장 및 소각장에서 배출되는 오염된 공기로 인해 노출될 수 있다.

염화비닐에 수 년간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간·신경계 및 피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염화비닐에 장기간 노출되면 간암이 유발될 수도 있어 발암 물질로 통한다. 염화비닐에 노출되는 경우 간혈관육종 또는 간세포암 등이 직업성 암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에 국제암연구소(IARC)는 염화비닐을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물질’로 가장 높은 발암성 등급 1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역시 염화비닐을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인 최고 발암성 등급 A로 분류한다. NTP(미국 국립독성물질관리프로그램)와 ACGIH(미국산업위생전문가협회) 및 국내 노동환경건강연구소도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환경단체 “본사 여수로 옮겨라” 쓴소리
이 같은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여수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일 성명을 발표하고 “LG화학 및 협력업체 임직원에 대한 1급 발암물질 건강역학조사가 시급하다”며 “간암(직업성 암) 등 관련 질병이 나타나는 LG화학 및 협력업체 임직원의 업무상 질병(직업병)을 산업재해로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여수환경운동연합은 또 “LG화학 주변지역 환경 및 주민건강에 대한 위해성평가를 실시하고 발암물질 배출로 불안해하는 광양만권 지역민들에게 공개 사과해야 한다”며 “LG화학은 외부전문기관을 통해 1급 발암물질을 포함한 유해화학물질의 저감 대책 실행”을 요구했다.

여수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현재 국내의 경우 화학물질에 대한 환경 위해성 평가를 시행하지 않아 근로자와 주민들이 발암물질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2013년 여수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일본이나 유럽에서는 매년 화학물질을 물질별로 분류해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평가해 주민에게 알리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해 주민과 근로자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여수환경운동연합은 “LG화학은 외부전문기관을 통해 1급 발암물질을 포함한 유해화학물질의 공정별 배출원 및 배출량을 파악해 대체물질로 전환하거나 배출공정을 개선하는 등 1급 발암물질을 포함한 유해화학물질의 저감을 위한 대책을 실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여수환경운동연합은 “LG화학의 대책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여수시민사회단체 및 전국환경운동연합과 LG화학 본사 및 LG그룹 근본대책 촉구활동, 국제환경단체인 지구의 벗과 LG화학 1급 발암물질 배출저감 운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수환경운동연합은 “LG화학 본사를 여수로 이전해 대표이사가 여수공장에서 근무하면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여수환경운동연합은 즉시 성명을 내고 위해성 평가 실시와 공개 사과, 저감대책 실행 등을 요구했다. LG화학 측은 이에 대해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국내 기준이 선진국보다 엄격하며 LG화학의 배출량은 법적 기준치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여수환경운동연합

◆LG화학 “생산량 워낙 많아 불가피”…“저감 노력 지속”
LG화학 여수공장 측은 PVC 생산량이 워낙 많고 설비가 증대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만, 국내 법적 기준치 이하로 배출되고 있고 2014년과 2015년에는 총량이 줄어들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LG화학 측은 “염화비닐은 PVC를 제조하는데 사용하는 원료로, 국내 소수의 업체가 생산하고 있다”며 “그나마 단일공장으로는 가장 큰 PVC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배출량 규모도 상대적으로 클 수 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LG화학 측은 “PVC 생산 공정의 경우 공장별로 환경기준치의 10분의 1 수준만을 배출하고 있는데도 전국에서 가장 배출률을 보일 만큼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고 덧붙였다. LG화학은 “염화비닐의 법적 기준이 180 ppm이하이나 당사 배출 수준은 이보다 크게 낮은 2.7~40ppm을 배출하는 등 법적 기준치 이하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 측은 또 “배출량 저감 독자 기술 개발로 지난해부터 염화비닐 회수 타워 1기를 설치 후 운영하면서 지속적인 배출량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감축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2014년 기준 배출량은 4만7537㎏으로 2013년 대비 7.4%를 저감했으며, 올해는 3만7600㎏으로 2013년 대비 27% 가량 저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2013년 LG화학 측은 “그간 60억여원을 들여 저감책을 추진했지만 국내 기술력으로는 더 이상 저감이 어려우며 관련제품의 생산 중단이 아니면 더 이상의 저감이 어렵다”고 밝힌 바 있지만, 지속적인 노력으로 저감에 성공하고 있다는 얘기다.

◆“오해 불식 노력 중”…여수시, 전국 1위 ‘불명예’
또한 LG화학 관계자는 이날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환경단체 쪽에서도 자료와 관련해 오해한 부분이 있어 그 부분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얘기를 잘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법적 기준치는 180ppm인 데 비해 미국은 1000ppm, 유럽은 500ppm 등으로 우리나라가 훨씬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고, 그마저도 우리는 10분의 1 수준으로 배출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환경단체 측이 요구하는 산재 관련 부분에 대해서도 “현재 1급 발암물질과 관련해 발생한 산재 사례도 없으며 현재 인정되고도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위해성 평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진행되고 있는 것은 없다”면서 “다만 지속적인 저감 노력을 계속하고 있고, 오해된 부분도 많은 만큼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LG화학 등이 소재한 여수시는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1급 발암물질 배출량 전국 1위를 이어가는 불명예를 함께 안았다. 여수시의 2013년 배출량은 11만7756㎏로 광역지방자치단체인 울산광역시의 9만6665㎏을 제쳤다. 여수시의 배출량은 2013년 전국 배출량 34만7291㎏의 33.9%를 차지했다.

이에 여수시가 포함된 전라남도는 2013년 1급 발암물질 배출량 전국 1위 광역지방자치단체로 2006년까지 1위였던 울산광역시를 2007년부터 넘어선 지 오래다. 이후 7년 연속 전국 1위 불명예를 지키고 있으며, 2013년 1급 발암물질 12만2736(kg/년)을 대기로 배출했다. 이중 여수시의 배출량이 96%를 차지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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