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이 최근 강남권 재건축 수주전에 잇따라 본격적으로 뛰어들 태세를 갖춘 가운데, ‘미니 신도시’급으로 평가받는 반포주공 1단지에 적용할 브랜드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현대건설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반포주공 1단지에 적용할 브랜드에 관련해서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래 프리미엄 브랜드도 개발하고 있는 상태였고, 힐스테이트도 당연히 검토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삼호가든 3차에만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The H’도 고려 대상에는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973년 입주한 반포주공 1단지는 대지면적 34만㎡, 총 면적 약 119만㎡에 달하는 초대형 재건축 물량이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7700여 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급 초대형 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최근 3.3㎡당 시세인 6174만원(6월 기준)을 기준으로 잡으면 평균 분양가가 15억원이 되고 총 분양 금액은 11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한강변에 위치해 있고 도보 2~5분 거리에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과 4호선 동작역을 끼고 있는 등 입지적으로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데다 대형 단지라는 메리트까지 있어 재건축이 성공한다면 강남을 대표하는 부촌으로 거듭날 것으로 많은 이들이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초대형 재건축 물량이다보니 삼성물산,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대형건설사들이 모두 수주전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세세한 부분까지 표심을 얻기 위한 공약을 내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아파트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의 중요도가 크게 부각되고 있어 현대건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힐스테이트’ 브랜드는 브랜드 가치 선호도에서 상위에 랭크돼 있기는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이 공유하고 있는 상태고 ‘Top 5’에도 들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삼호가든3차 수주전에서 롯데건설과 대림산업을 제치고 수주에 성공한 현대건설은 기존의 ‘힐스테이트’가 아닌 ‘The H’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조합원들은 수주 과정에서 어느 정도 한계에 봉착한 힐스테이트가 아닌 새로운 브랜드를 요구했고, 현대건설은 이를 받아들여 ‘The H’를 내세웠다. 비록 ‘The H’가 현대건설의 차기 프리미엄 브랜드가 될지를 놓고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결국 조합원들은 차별화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진행됐던 당산동 상아현대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는 ‘힐스테이트’를 내세웠지만 수주에 실패했다.
현대건설은 향후 쏟아질 강남권 재건축 물량을 따내기 위한 전초전 격이었던 삼호가든3차에서 승리를 거머쥔 만큼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반포주공 1단지의 수주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반포주공 1단지는 총 3590가구에 이르는 대단지로 재건축 사업을 나누어서 진행하고 있다. 주공1단지 1·2·4주구(2100가구)는 이미 조합을 설립했고, 3주구(14090가구) 역시 안전진단 통과 11년 만에 정식 조합을 설립하고 연말까지 인가를 받아 재건축 사업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반포주공1단지는 내년 사업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오는 2019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