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I저축은행에 이어 국내 2위를 지키고 있는 HK저축은행 매각이 수 차례 무산된 가운데, 결국 우선협상대상자로 미국계 투자회사인 JC플라워가 선정됐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K저축은행의 최대주주인 국내 최고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전날 우선협상대상자로 JC플라워를 선정했다. 다만 JC플라워는 구체적 인수가는 제시하지 않았고, MBK파트너스와 추후 실사를 진행한 뒤 가격을 협상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격도 제시하지 않은 JC플라워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그간 MBK파트너스가 높은 인수가를 요구하면서 후보들이 대부분 이탈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육지책을 쓴 것으로 풀이된다.
HK저축은행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지난 2006년 HK저축은행을 1800억원에 인수한 후 지속적인 투자에 나서 총 2500억원을 투자했다. 이에 따라 MBK 측이 원하는 매각 금액은 3000억원 수준으로 형성됐지만, 앞선 수 차례의 매각 작업에서 이 같은 요구는 번번이 MBK파트너스의 발목을 잡아 왔다.
이번에도 인수후보들은 HK저축은행 인수가격을 약 2000억원 미만으로 희망했다. MBK파트너스와 큰 견해차를 보인 인수후보들은 이번 HK저축은행 매각에서도 대부분 거래를 포기했다. 유력한 인수후보였던 SBI저축은행과 한국토지신탁도 인수전에서 발을 뺀 상태였던 셈이다.
업계관계자는 “JC플라워만 남은 상태에서 MBK파트너스가 고심 끝에 우선협상자를 선택한 뒤 가격을 조율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HK저축은행은 MBK파트너스 1호 펀드의 매물로, 1호 펀드에서 청산을 기다리고 있는 곳은 씨앤엠(C&M)과 대만 CNS(차이나네트웍스시스템) 정도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