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케미칼이 주력사업인 ‘태양광’에 집중하기 위해 바이오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올해 초부터 관련 생산시설인 오송공장 매각을 추진해오다가 최근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업체 바이넥스에 600억원에 팔기로 결정했다. 유형자산 처분으로 당장 만질 수 있는 현금은 생겼지만, 재무건전성을 위협받고 있는 한화케미칼에 결정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지난 9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에 있는 오송공장 건물과 토지를 매각하고 처분목적을 ‘주력사업 집중을 위한 사업구조 개편’이라고 밝혔다. 한화케미칼은 바이넥스로부터 8월 31일 공장 매각에 따른 잔금을 모두 납부 받는다. 당장 현금 600억원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됐지만, 재무 건전성 개선을 위한 특효약이 될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삼성그룹 화학계열사던 삼성종합화학 지분을 인수하는데 약 3000억원대 자금을 쏟아 부은 점을 감안하면 현재 한화케미칼의 금고는 텅 빈 상태나 다름없다. 그런데 내년 말까지 여수공장 내 클로르 알칼리 및 옥시에틸렌 디클로라이드 공장을 증설할 예정인 것을 감안하면 오송공장 매각으로 확보한 600억원은 그대로 여수공장 투자금으로 쓰여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한화케미칼의 올해 3월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72.1%, 차입금의존도는 40.7%로 동종업계와 비교하더라도 갚아야 할 빚이 많은 수준이다. 또한 실적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케미칼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56억 원으로 전년 같인 기간과 비교해 69.1% 줄었고, 순이익은 -18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신용평가사들의 평가 또한 심상치 않다. 실적악화 흐름에다 자금 유동성도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케미칼의 현금성 자산은 2013년말 기준 9205억원, 2014년 말 기준 5494억원, 올해 3월 말 기준 6415억원으로 나타났다. 2년새 현금 자산이 30%나 깎였다.
업계에서는 한화케미칼이 빠른 시일 내에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밝히지 않으면 추가 신용등급 강등 등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한국기업평가는 한화케미칼이 800억원대 기업어음(CP) 발행한 것을 두고 CP 신용등급을 A1에서 A2로 강등시킨 바 있다. 단기적인 차원에서 자금 유동성 위험을 반영한 결정이었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