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서울화력발전소 앞 이상한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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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사고 위험 문제 완화 위해 만든 것”
▲ 마포구 독막로 8길 당인리 발전소 앞 2차선도로에 화단이 만들어지면서 도로 폭이 줄어듦에 따라 도로 주행에 위험을 느낀 인근 주민의 불만이 제기됐다. 사진 / 홍금표 기자

마포구 독막로 8길 당인리 발전소 앞 2차선도로에 화단이 만들어지면서 도로 폭이 줄어듦에 따라 도로 주행에 위험을 느낀 인근 주민의 불만이 제기됐다.

14일 마포구민 A씨는 <시사포커스>와의 전화통화에서 “2차선에 있는 차들이 1차선으로 들어가 우회전을 할 때 위험을 느낀다”라며 “앞에 버스라도 있거나 1차선에서 차들이 달려올 때 앞에 화단이 있어 우회전하기가 불편하다”고 말했다.

2011년 5월 31일부터 9월 6일까지 공사가 진행됐던 이 곳은 서울시의 회전교차로 사업으로 시행됐다. 회전교차로란 신호등 없이 원형으로 조성한 교차로로, 차량이 가운데 교통섬을 끼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일방통행하는 교통체계를 말한다.

이 사업으로 인도는 넓어지고 도로는 좁아졌으며 차도 한쪽에는 화단이 만들어져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인근 면세판매점 등에 관광버스 주정차 등 특혜를 주기 위해서 화단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A씨는 “인근 빌라나 아파트의 주민들 또한 위험을 느낀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2차선으로 달리는 도로에 우회전 코너 바로 전에 화단을 만든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마포구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이 사업은 서울시에서 설계하고 시행했던 사업이다”며“당연히 저렇게 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저희가 봤을 때 회전교차로가 크지 않기 때문에 두개 차로가 있는 걸 한 개차로 로 만들고 나머지 한개 차로는 화단으로 만들어 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회전교차로가 아니면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객관적으로, 교통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봤을 때도 그렇게 설계하는 게 맞다는 판단이 든다”고 설명했다. 굳이 화단을 만든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사고가 나니까 만든 것 같다”고 대답했다.

▲ 마포구 독막로 8길 당인리 발전소 앞 2차선도로에 화단이 만들어지면서 도로 폭이 줄어듦에 따라 도로 주행에 위험을 느낀 인근 주민의 불만이 제기됐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이와 관련해 서울시 교통운영과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회전교차로를 운영할 때 두 개의 차선에서 우회전 시 한 개의 차선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때 문제가 생길 것을 방지하기위해 미리 화단을 만들어 도로를 축소 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화단이 없다면, 차량들이 차선 두 개로 달리면서 하나로 줄어드는 건데 그렇게 되면 차로가 넓어 애매한 상태가 돼 혼선이 생긴다”며 “화단을 만들어 도로를 좁힘으로써 사고위험문제를 완화시키기 위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 마포구 독막로 8길 당인리 발전소 앞 2차선도로에 화단이 만들어지면서 도로 폭이 줄어듦에 따라 도로 주행에 위험을 느낀 인근 주민의 불만이 제기됐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왜 교차로를 설치해 교통혼란을 더 가중 시키나”

화단으로 인한 불편과 더불어 회전교차로 설치 자체에도 의문을 제기하는 지역 주민들이 상당수다.

지난 2004년 이후 국토교통부는 회전교차로 설계 지침을 마련하고 회전교차로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해당 회전교차로 역시 이 같은 움직임 속에 지난 2011년 서울시가 종로소방서 앞, 서대문구 봉원고가 하부, 성북구 석관고교 앞 등과 함께 설치했다.

하지만 회전교차로가 안전성 확보, 신호 대기 지체 감소 등 많은 장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한 회전교차로 도입은 때때로 불편을 초래하기도 해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배포하고 있는 회전교차로 설계지침의 금지 권장 사유에는 ‘신호연동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구간 내에서의 설치 시 연동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다’, ‘신호시간 개선에 의하여 소통과 안전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경우’라는 부분이 언급돼 있다. 별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회전교차로 설치로 오히려 불편함이 야기될 경우 회전교차로를 설치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는 얘기다.

주민들은 2011년 당인리발전소 앞에 회전교차로가 설치되기 전에도 해당 지역은 교통량이 많지 않아 별 문제가 없었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점멸 신호등 정도로도 충분히 개선이 가능한데 굳이 회전교차로가 설치돼 오히려 불편이 야기되고 있다는 얘기다.

우선 우리나라 현실에서 회전교차로의 성공적인 정착에는 이용자들이 합류 시점이나 규칙에 익숙해지는 것이 필요하지만, 많은 회전교차로들에서 이 같은 점이 널리 홍보되거나 정착되지 않아 불편함이 발생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 역시 아직도 낯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해당 회전교차로 바로 앞에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면세판매점이 위치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대형 관광버스 등이 불법 정차하고 있을 경우 단속을 수시로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교차로를 통과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더욱 늘어날 우려가 제기된다.

아울러 초행 운전자들의 경우 야간 시간대에 전방을 제대로 주시하지 않으면 직진길인 줄 알고 교차로와 분리교통섬과 정면 충돌할 수 있는 위험성도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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