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위탁경영 포기 가닥…수은 ‘난감’
삼성重, 위탁경영 포기 가닥…수은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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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重도 녹록치 않은 상황…설득과 지원 사이 갈팡질팡
▲ 성동조선해양의 위탁 경영 가능성을 저울질해왔던 삼성중공업이 최근 내부적으로 위탁 경영을 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

최근 수출입은행의 성동조선해양 위탁 경영 제안을 받고 실사에 나섰던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조 단위의 손실이 예상되면서 사실상 위탁 경영을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TF를 구성해 성동조선해양의 사업 경쟁력, 재무부문 등 주요 부문의 실사를 진행해 온 삼성중공업은 이주 내로 실사를 마무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이 성동조선해양의 위탁 경영을 검토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업계에서는 실사 결과 삼성중공업이 위탁 경영을 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어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과 함께 해양플랜트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5000억원 정도를 반영했던 해양플랜트 부문 손실을 올 2분기 실적에 추가로 반영할 예정으로, 2분기 실적은 최대 조 단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당초 성동조선해양의 수출입은행은 삼성중공업이 위탁경영을 맡아줄 경우 향후 수주 선박에 대한 선수급환급보장(RG)을 모두 떠앉겠다고 제안했고, 이에 삼성중공업은 신규 수주에 따른 재무적 부담을 덜고 성동조선의 야드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판단 끝에 지난달 29일부터 실사에 나섰다. 성동조선해양은 비교적 최근에 설립돼 야드가 넓고 시설도 현대화된 조선소인데다가 삼성중공업과 지리적으로도 비교적 가까워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업계에서는 2~3년간 위탁 경영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꾀하고 장기적으로 삼성중공업이 성동조선해양을 흡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한화와의 빅딜 등 비주력 사업 정리에 나선 삼성이 조선업에 큰 비중을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오는 가운데 대규모 실적 쇼크가 예고되면서 합병 가능성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평가다. 생산직의 기본급 동결 등 고강도 구조조정도 예고돼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1년말~2012년 초에도 성동조선해양의 위탁 경영을 검토했다가 포기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이 위탁 경영을 포기하면 남은 것은 한진중공업 정도다. 수출입은행이 양사에 위탁경영 제안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진중공업은 산업은행과 현재 재무구소 개선 약정을 맺고 있어 위탁 경영을 진행할 여력이 많지 않다는 평가다. 한진중공업은 조선 사업이 주력도 아닌 상황(건설업 매출 비중 70%)이다.

삼성중공업 측은 아직 내부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고 포기설을 부인했다.

한편 위탁 경영이 무산되면 성동조선해양의 정상화 방안은 채권단의 추가 자금 지원과 워크아웃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중 우선으로는 추가 자금 지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워크아웃에 돌입할 경우 수출입은행은 최대 수조원의 대손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부담이 생기게 된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추가 자금 지원에도 수출입은행의 고심은 깊어질 전망이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5월 3000억원의 자금을 단독으로 지원한 바 있지만, 이는 이달 말이면 모두 바닥나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6년 말이나 되서야 성동조선해양의 자체 현금 운영이 가능한 상황에서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는 부담감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단들이 추가 자금 지원에 부정적인 것도 변수로 지목된다. 무역보험공사는 지난 4월 성동조선해양의 지원에서 빠졌고 우리은행 역시 자금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수출입은행이 막대한 자금을 혼자 쏟아붇기보다는 삼성중공업을 꾸준히 설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이 성동조선해양의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택하기보다 삼성중공업을 더 설득하면서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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