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 오만 제소…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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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 국영 정유사 본드콜 행사에 반발
▲ 삼성엔지니어링이 오만의 소하르 석유공장 증설 프로젝트와 관련해 오만 정부를 상대로 ISDS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이 오만의 정유 플랜트 프로젝트와 관련해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국제 분쟁 중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일 오만 정부 법무부와 석유가스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분쟁해결’(ISDS)를 신청했다. 우리 나라 기업이 외국 정부를 상대로 ISDS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는 삼성엔지니어링과 오만 국영 정유회사 ORPIC가 소하르 석유공장 증설과 관련된 협상 과정에서 공사 기간을 놓고 이견을 보여 계약이 불발되자 ORPIC가 본드콜(계약이행보증금 회수)을 행사해서 받아갔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프로젝트는 소하르 석유공장을 11.6만 B/D에서 18.7만 B/D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원유를 처리해 양질의 나프타와 가솔린, 디젤을 생산하는 신규 공장과 기존 공장을 증설하는 사업이었다. 소하르 석유공장은 최초 GS건설이 2006년 12억6010만9000달러에 수주했으며, 2003년 GS칼텍스가 50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조건으로 공장 위탁 운영권을 따내 2007~2010년까지 우리 기술로 정유공장 운영과 생산기술 노하우를 제공했던 것으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소하르 석유공장 증설 프로젝트 입찰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차요다 컨소시엄과 함께 최저가 수준인 18억9000만달러 규모를 제시해 2013년 5월 오만 국영 정유회사 ORPIC로부터 대림산업·페트로팍, GS건설·인도L&T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은 10억달러(1조1000억원)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낙찰 이후 협상 과정에서 ORPIC가 새로운 계약 조건을 제시하면서 삼성엔지니어링과 ORPIC는 협상에서 이견을 보였고, 결국 10월로 예상됐던 최종 계약 성사가 불발돼 최저가 입찰 순위 3위인 대림산업과 영국의 페트로팍이 같은 해 11월 21억달러에 수주했다. 대림산업 지분은 10억5000만달러(1조1140억원)이었다.

이후 ORPIC가 삼성엔지니어링의 입찰 보증서(BID-bond)를 근거로 은행에 설정해 놓은 본드콜을 행사해 삼성엔지니어링은 은행 측에 물어줘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본드콜이란 계약이 파기될 경우 발주처가 그에 따른 금액을 보증을 선 금융기관에 청구하는 것으로 발주처가 계약이행보증금을 회수하는 것을 가리킨다.

본드콜 규모는 일반적으로 발주 금액의 2~4% 정도로 매겨지며, 업계에서는 손실 규모가 250억원 정도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본드콜 행사는 계약 체결 이후에 이뤄져야 하는데 계약 조건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ORPIC가 일방적으로 본드콜을 행사해 ISDS를 신청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프로젝트 입찰에서 원래 GS건설과 인도L&T가 21억3000만달러를 제시해 최저가 순위 2위였고 대림산업과 페트로팍은 21억6000만달러를 제시해 최저가 순위 3위였다. 하지만 삼성엔지니어링과 계약이 무산된 후 ORPCI가 GS건설과 대림산업을 따로 불러 입찰가를 다시 낼 것을 요구했고, GS건설 측이 21억2500만달러, 대림산업 측이 21억달러를 제시해 최종적으로 대림산업이 계약에 성공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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