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보생명 신창재(62) 회장의 장남인 신중하(35) 씨가 최근 교보생명 자회사에 입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업계에서 후계 수업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23일 교보생명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신중하 씨가) 자회사인 KCA손해사정에 지난 5월 입사한 것이 맞다”면서 “경력을 인정받아 대리로 입사했으며, 현재 수습 단계를 거치면서 보험의 기본부터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KCA손해사정은 주로 언더라이팅(보험 가입심사)이나 클레임 쪽으로 특화된 자회사”라고 덧붙였다.
신창재 회장은 지난 2010년 사별한 정혜원 여사와의 사이에서 신중하 씨와 신중현 씨 두 형제를 슬하에 두고 있다. 하지만 그간 지분을 전혀 승계하지 않아 2세 후계 구도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지대한 상태였다.
현재 교보생명 최대 주주는 지분 33.78%를 보유한 신창재 회장이며, 특수관계인으로 사촌동생인 신인채 필링크 사장이 2.5%, 누나인 신영애 씨가 1.4%, 신경애 씨가 1.7%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13년 신창재 회장이 22세 연하의 박지영 씨와 재혼해 업계에서서는 교보생명의 후계 구도 전망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여 왔다. 신중하·신중현 형제처럼 박지영 씨도 교보생명 지분이 전혀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중하 씨가 자회사에 입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신창재 회장이 승계를 위해 경영 수업 시키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중하 씨는 미국 뉴욕대학교를 졸업하고 외국계 금융사인 크레딧스위스 서울지점에서 2년여 간 근무한 경력이 있다.
하지만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까지 알려진 것이 전부”라면서 “일각에서는 그런 해석이 나오기도 하지만 이제 갓 대리로 입사한 상황에서 경영 수업이나 승계 작업 같은 얘기까지 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신창재 회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녀의 경영권 승계에 관한 질문에 대해 “우리 회사는 구멍가게가 아니다”라면서 “시기가 된다면 내 자녀든 아니든 유능하고 준비된 사람이 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실제 신창재 회장은 원래부터 공사를 철저히 분리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신창재 회장이 원래 산부인과 의사 등 의료 분야에서 18년을 보내다가 결국 교보생명 경영에 합류한 사례를 들며, 한국 풍토상 결국 자녀에게 교보생명을 물려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