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로 수익성을 걱정하던 이통사의 우려와는 달리 3사의 2분기 수익성이 소폭 개선됐다. 업계에서는 이유를 1인 데이터 사용량 증가와 단말기유통 구조개선법(단통법)에 따른 마케팅 비용 절감 등으로 보고있다.
◆통신3사 2분기 실적
통신사별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SK텔레콤의 2분기 영업이익은 412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4% 가량 감소했다. 2분기 중 일회성 특별퇴직으로 지출한 1100억원의 인건비가 반영됐기 때문인데 이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영업이익은 5229억원으로 전 분기와 비교해 오히려 30% 가량 증가했다.
LG유플러스의 실적 개선 흐름은 더욱 분명히 나타났다. LG유플러스는 2분기 중 영업이익 1924억원을 공시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24%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96%나 증가했다.
KT는 31일 2분기 영업이익 368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3.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됐다. KT는 통화·문자를 무제한 제공하고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휴대전화 요금을 부과하는 데이터 요금제(데이터선택요금제)를 통신 3사 중 처음으로 출시해 수익성 개선 효과도 누렸다.
이처럼 이통사들의 수익성이 나란히 개선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정치권과 시장을 중심으로 통신요금 인하 요구가 빗발칠 것으로 예상된다.
◆3사 ARPU 동반 증가 이유는?
통신 3사의 올 2분기 ARPU(가입자당평균매출액)를 살펴보면 SK텔레콤이 3만6601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3만6013원) 1.6% 증가했고, LG유플러스는 전년 동기(3만5636원) 대비 1.5% 늘어난 3만6173원을 기록, KT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한 3만4879원을 기록했다. 3사 모두 ARPU가 상승한 모습이다.
ARPU(Average Revenue Per User)란 가입자당평균매출을 뜻하는 것으로 가입한 서비스에 대해 가입자 1명이 특정 기간 동안 지출한 평균 금액을 일컫는 말이다.
업계는 통신3사의 ARPU 증가 원인으로 데이터 사용량 증가를 꼽았다. 실제로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으로 휴대폰의 무게 중심이 음성통화에서 데이터 사용으로 변화됨에 따라 데이터 사용량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밖에 없어 통신사들의 ARPU는 지속적으로 증가 할 전망이다.
◆‘데이터 선택요금제’ 실효성은?
휴대폰 요금의 중요도가 음성에서 데이터로 넘어가면서 통신 3사도 유·무선 음성통화와 문자가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데이터 사용량에 비례한 요금제 ‘데이터 선택요금제’를 출시했다.
하지만 통신사가 전면에 내세운 ‘데이터 선택요금제’는 2만9900원(부가세 별도)짜리 최저요금제로 무제한 통화·문자를 제공하지만 데이터 기본 제공량인 300MB~500MB는 한 달 동안 사용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또 통화량이 많은 이용자가 저가 요금제로 변경해도 데이터 제공량을 초과 사용하면 1MB당 20.48원의 요금을 부담해야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데이터 선택요금제’는 실효성이 없고 상위요금제로의 이동만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고객이 ‘데이터 선택요금제’를 이용하려면 부족한 데이터 탓에 자연스럽게 비싼요금제(높은 데이터 제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단통법 시행 이통사 배만 불렸나?
업계에서는 또 통신사들의 실적이 개선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단통법 시행을 꼽고 있다. 단통법 시행과 함께 휴대폰 기종별로 보조금을 공평하게 지급함에 따라 경쟁이 완화 돼 경쟁적 마케팅 비용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신사들의 마케팅 비용 감소와는 달리 소비자들은 단통법 시행 이전에 비해 보조금이 줄어 프리미엄 휴대폰 구매 부담이 증가했고, 제조업체들 또한 소비자들의 구매 여력 축소에 따른 휴대폰 판매 감소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다수의 소비자들은 휴대전화 요금인하를 위한 기본료 폐지를 거세게 요구할 전망이다.
참여연대 등도 기본료가 더이상 유지할 명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통법 시행 이후 소비자들은 과거보다 단말기를 비싸게 살 수밖에 없어 부담이 가중되고 있지만, 이통사들은 마케팅 부담이 줄어든 데다 데이터 사용량 증가로 수익 또한 늘어나고 있어 기본료 폐지는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통신 3사의 2분기 마케팅 투자 비용을 살펴보면 3사 모두 절감효과를 본 것으로 파악된다.
SK텔레콤이 마케팅 비용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3%, 전분기보다는 12.5% 줄어든 7400억원을 집행했고 LG유플러스는 2분기 마케팅 비용으로 직전 분기 대비 5.6% 감소한 4757억원을 썼다. KT는 2분기 마케팅 비용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가량 줄어든 6742억원을 사용했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이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8월 임시국회 때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이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돼 있으며 통신 서비스 요금에 포함된 기본료 등을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시사포커스 / 남태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