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쓰레기 매립지 난지도를 ‘황금의 땅’으로 바꾼 사람
마포 쓰레기 매립지 난지도를 ‘황금의 땅’으로 바꾼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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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하늘 공원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1990년대까지만 해도 난지도는 쓰레기 매립지로 더 유명했다. 그런 곳에 2002년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를 하나로 만든 ‘월드컵주경기장’이 세워졌다. 그러자 수많은 정치인들이 서로 ‘내가 유치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가장 큰 공헌을 세운 인물은 따로 있었으니… 이에 본지에서는 마포 상암지구에 월드컵주경기장을 유치한 인물인 김영준 전 서울시의원을 만나보았다.

▲ 마포 상암지구에 월드컵주경기장을 유치하는데 큰 기여를 한 김영준 전 서울시의원. 사진 / 홍금표 기자

 

김영준 전 서울시의원은 누구인가?
“상암지구에 월드컵주경기장 유치를 최초로 서울시에 건의한 장본인은 바로 ‘나’”라고 김영준 전 서울시의원(서울 은평 제4, 5대)이 자임하고 나섰다.
최근 상암지구에 월드컵주경기장을 서로 ‘내가 유치했다’고 주장하는 등 이사람 저사람이 나서는 꼴이 볼썽사나워 김 전 시의원이 고심 끝에 월드컵주경기장 유치와 관련된 후일담들을 공개했다.

김 전 시의원이 서울시 의정활동에 첫 발을 내딛은 것은 1995년 7월 1일이다. 시의원에 당선되지마자 같은 해 9월 22일에 시의회에서 강남‧북의 균등한 발전을 위해 월드컵 경기장을 마포 상암동에 유치할 것을 건의했다.

김 전 시의원은 그렇게 처음부터 왕성한 의정 활동을 했고 급기야는 서울에서 버려진 땅 ‘쓰레기 매립지’ 상암지구에 세계 60억 인구의 축제인 2002 월드컵주경기장이란 ‘꽃’을 피운 장본인이 되었다.

이로 인해 김 전 시의원은 1998년 3월 16일 마포구(노승환 구청장)로부터 강남‧북의 균형 발전과 낙후된 서북부 지역 발전에 기여, 특히 2002 월드컵경기장 상암 지역 유치에 따른 공로로 ‘감사패’를 받았다. 또 김 의원은 2001년 11월에 제1회 서울정책인대상에 후보로 추천되는 행운을 안았다.

그 공적조사의 기록을 보면 “신사근린공원 조성, 불광천 정비사업, 수색택지개발, 경인운하건설 등의 정책 건의를 통해 지역발전에 노력했다”며 “특히 ‘서울 월드컵경기장 건설 및 상암지구 발전’이라는 정책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낙후되고 소외된 서울의 서북부지역을 개발하는 ‘상암 새천년신도시 조성계획’ 정책 입안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를 “1997년 8월 27일 제29회 서울시의회 본회의시 시정질문을 통하여 ‘2002년 서울 월드컵경기장 후보지로 난지도를 포함한 상암동의 유휴지에 건설’할 것을 처음으로 건의했다”고 덧붙이고 있다.

이렇든 김 전 시의원은 강남‧북의 균형적인 발전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환경문제에도 높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다.

1964년 당시 자유민주당 최고위원인 월파 서민호 선생으로부터 정치적 철학을 배운 김 의원은 지금도 선생의 서신을 가끔 꺼내어 읽고 시의원에서 물러난 지금도 정치인의 정도(正道)를 가슴에 되새기고 있다. 그런 그를 본지에서 인터뷰 했다.

 

▲ 본지 클린보도위원인 조영민 위원과 인터뷰 중인 김영준 전 시의원. 사진 / 홍금표 기자

조영민 위원 : 상암지구에 월드컵주경기장을 유치하고자 서울시에 최초로 건의했는가.
김영준 의원 : 가양대교, 성산대교, 임진강을 낀 자유로, 인천공항 관문 등의 교통 요새와 강남‧북의 균형발전과 특히 낙후된 서북부의 건설을 위해 1997년 8월 27일 최초 공식적으로 역사적인 발언을 본회의 때 건의했다. 강남‧북의 불균형 발전을 해소하기 위해 가장 낙후된 서북부 상암지구에 2002년 월드컵주경기장을 검토하여 유치할 것을 공식적으로 건의했다. ‘버려진 땅’ 상암지구에 명실공히 천지개벽(天地開闢)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조영민 위원 : 월드컵주경기장 유치가 강북 발전에 얼마나 기여했는가.
김영준 의원 : 수도 서울의 강남‧북 및 동서간의 균형 발전에 기여했다. 특히 은평, 마포, 서대문구의 서북부에 눈에 띄는 발전을 기여했다고 본다.

조영민 위원 : 상암지구에 월드컵주경기장 유치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김영준 의원 : 그 당시 우선 서울시에만 6조원에 9만명의 고용창조효과를 가져왔다. 월드컵 유치가 당시 한국 경제에 득을 가져온 효과는 18조원이고 35만명의 고용창출효과를 거두었다.

조영민 위원 : 최근 상암지구에 월드컵주경기장을 서로 ‘내가 유치했다’는 주장에 한 마디 부탁드린다.
김영준 의원 : 이 부분은 역사적인 진실을 위해 확실히 말하겠다. 상암동에 월드컵주경기장 건설의 당위성을 최초로 건의하여 유치에 노력한 자가 우선이냐, 아니며 상암동에 월드컵경기장 건설의 건의 자체도 없었는데 자기가 유치했다고 주징한 자가 우선이냐. 다시 말해 “과부더러 애기를 낳아라”라는 이야기와 똑같다. 1997년 하반기 당시 상암지구 주위 일부 정치인 등 유력자가 유치했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며, “‘명의’보다 ‘돌팔이’가 진단을 잘 한다”라는 말과 같다.

조영민 위원 : 그렇다면 ‘월드컵주경기장 상암지구 유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증거가 있는가?
김영준 의원 : 그런 말이 나올까봐 2001년 10월 18일에 ‘월드컵주경기장 위치(상암지구) 선정을 공식적으로 거론한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내용의 질의서를 서울시청에 보냈다. 그리고 약 한 달 후인 11월 16일에 ‘김영준 의원께서 서울시에 2002년 서울월드컵경기장후보지로 난지도롤 포함한 상암동의 유휴지에 후보지를 검토할 것을 처음으로 건의하였음을 확인했다’는 내용의 서울특별시장 직인이 찍혀있는 회신을 받았다.

 

▲ 김영준 의원이 서울시청으로부터 직접 받은 회신. 문서 하단에 서울시장의 직인이 선명히 찍혀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조영민 위원 : 월드컵주경기장 유치를 위해 시의회 차원에서 노력을 했는가.
김영준 의원 : 서울시의회 97회(1998.8.27.)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발언하기 전 난지도(現 하늘공원)에 악취가 나는지, 가스가 새는지, 경관은 어떠한지 등을 점검하기 위해 수차례 올라가 조사했으며 그 결과 다람쥐, 꿩, 메추리, 곤충 들이 살고 있었다, 여기에 자신을 얻어 언론에 공개했다. 상암동 유치를 위해 시의회 내무위원회 소관 상임위가 열릴 때마다 거론해 당시 동료들은 내 별명을 ‘월드컵 의원’이라고 불렀다. 그래서 ‘마포구민의 날(1998.9)’에 초청을 받았으며 건의 유치에 공로를 인정받아, 40만 마포구민의 뜻을 모은 감사패를 당시 노승환 마포구청장으로 받았다.

조영민 위원 : 상암지구에 월드컵 축구전용구장을 유치하려 했던 동기가 있다면.
김영준 의원 : 그 당시 서울시에서는 월드컵전용구장 후보지로 뚝섬, 보라매공원, 마곡지구, 잠실운동장의 개‧보수 등으로 검토하였다. 낙후된 서북부의 건설과 난지도의 파괴된 환경이 환경친화적으로 복원되어야 했으며, 1997년 마이너스 경제성장과 IMF 여파로 건설비를 고려해야 했다. 이에 마포 상암지구와 강서 마곡지구가 후보지로 선정, 90% 사유지인 마곡지구보다는 90% 시유지인 상암지구가 당연 선정 우선 조건으로 이뤄졌던 것이다.

조영민 위원 : 쓰레기 매립지였던 난지도를 활용하려고 했던 동기는?
김영준 의원 : 한강에 인접한 파괴된 환경에 대명사인 난지도를 환경친화적으로 복원하여 그간 오염 먼지 등으로 고생을 한 마포, 은평 주민들에 대한 보상이었다. 또한 한강을 깨끗이 하고 버려진 곳을 생산적으로 바꿔 ‘친환경적인 도시’로서 세계적인 귀감이 되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 월드컵주경기장 앞에서 뜨거웠던 2002년도를 회상하는 김영준 의원과 조영민 위원. 사진 / 홍금표 기자

조영민 위원 : 그 당시 은평구 시의원이었던 김 전 의원이 마포구 관할인 상암지구에 월드컵주경기장을 유치한 이유는?
김영준 의원 : 물론 상암지구가 은평구는 아니지만 마포 상암동과 은평 수색동이 같이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강남‧북의 불균형 발전에 대해 빈부의 차가 심한 현 서울시의 모순구조를 깨뜨리기 위해서는 비록 내 관할지역인 은평이 아니더라도 건설 후보지로 당위성과 객관성이 있다면 관철해야 된다는 게 소신이었다. 그래서 그 당시 마포구 출신은 물론 어느 누구도 거론하지 않았던 ‘버려진 땅’ 난지도를 포함한 상암동(1997년 7월 29일까지 ‘수색지구’로 불렸음. 도시 계획상 ‘상암지구’로 개편됨)에 월드컵주경기장을 건설할 것을 주장했던 것이다. [시사포커스 / 인터뷰 : 조영민 위원 / 정리 : 민경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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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꾼 2015-08-03 18:41:51
우와~~ 서울시의원으로서 대단한 일을 하셨습니다. 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