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家 분쟁과 함께 롯데그룹 정체성에 대한 의문이 함께 대두되고 있다.
지난 3일 신동빈 회장은 롯데는 일본 기업 이냐 라는 질문에 “한국에서 번 돈 99%는 한국에서 썼다”며 “그룹 매출의 95%가 한국에서 나오는 한국기업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일본에서 롯데는 ‘일본에 본사를 둔 비상장 기업이다’라는 반응이다.
그 이유는 한국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는 호텔롯데 지분의 거의 모두(99.28%)를 일본 롯데홀딩스와 12개 ‘L투자회사’, 등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서는 “롯데 그룹의 2014년 매출액은 6조5천억엔을 기록한 것 같다며 일본에 본사를 둔 비상장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이고, 상장 기업 중에서는 도쿄 전력과 거의 어깨를 나란히 한다. 롯데는 앞으로 한국 외에서 사업 확대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어서 이 신문은 롯데의 지배구조에 대해 “롯데 그룹은 롯데 홀딩스(도쿄 신주쿠 소재)가 전체 계열의 지주 회사 역할을 한다. 일본의 회계 기준에 따라 연결 대상은 202개이고 상장 기업은 한국의 롯데 쇼핑과 롯데 케미칼 등 9개사”라고 말했다.
또 롯데 전체 매출 가운데 한국 롯데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일본은 약 3천억엔으로 한국과 일본 롯데의 합이 전체 매출의 약 90%를 차지한다고 설명하고, 업종별 매출 비중은 유통(40%), 중화학·건설(30% 미만) 등으로 파악했다.
이처럼 일본은 한국에서의 매출 크기 등과 상관없이 롯데를 엄연히 일본에 본사를 둔 비상장 일본 기업으로 본다는 뜻이다.
게다가 롯데홀딩스와 일본 롯데 계열사는 지난 3년 동안 한국 롯데 계열사들로부터 1천억원이 넘는 배당도 받아서 어찌 보면 이런 일본 현지 시각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한편 한국에서도 롯데의 정체성 놓고 국민적 반감이 높아지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등에서는 “롯데가 롯데마트, 롯데슈퍼, 편의점 등 무차별적으로 확장했고 골목상권을 짓밟아 왔다”며 롯데마트와 롯데 슈퍼 퇴출을 위한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가 이번 경영권 다툼을 일단락 짓더라도 반 롯데정서를 되돌리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사포커스 / 남태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