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동참모본부는 10일 경기도 파주 1사단에서 지난 4일 발생한 폭발 사건으로 우리 장병이 부상 입은 것과 관련해 북한군의 군사분계선(MDL) 불법 침범과 지뢰 매설 도발이 원인인 것으로 결론내리고 북측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합참은 이날 오전 대북 경고 성명에서 “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군사분계선 남쪽 비무장지대에서 정상적인 수색작전 중이던 우리측 장병 2명이 북한군이 매설한 것으로 확실시되는 북한 지뢰에 의해 심각한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합참은 “국방부 정비태세 검열단과 유엔군 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특별조사팀이 합동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불법으로 침범해 목함지뢰를 의도적으로 매설한 명백한 도발로 판명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합참은 “북한의 도발 행위는 정전협정과 남북한 불가침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일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군대라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비열한 행위로서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또 합참은 “우리군은 북한이 이번 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엄명히 촉구한다”며 “우리군은 수차례 경고한 대로 북한이 자신들의 도발에 응당하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날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도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서 지뢰를 매설해 우리 장병들을 부상을 입게 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며 “우리 군도 항상 매설할 수 있지만 우리들은 정전협정을 지키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비나 토사유실로 떠내려 온 오래된 지뢰일 가능성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며 “서로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한다. 정전협정을 지키고 도발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번 도발사건이 북한군의 소행임이 확실하게 드러난 이상 북한에게 혹독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도록 할 것”이라며 “그 내용은 지금 공개할 수는 없고 지켜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전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을 규탄하며 북한군에 장성급 회담을 요청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사건 전말은 국방부 합동조사단에 따르면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으로부터 440m를 남하해 우리 측 GP 전방에 설치된 철책 통문 근처에 목함지뢰 3개를 매설했는데, 지난 4일 대원들과 순찰을 나가던 하 하사(21)가 7시 35분경 통문 북쪽 40cm 지점에 매설돼 있던 지뢰를 밟아 1차 폭발이 일어났다.
이 때 폭발은 지뢰 2개가 한꺼번에 터진 것으로 파악되며 다른 대원들이 부상당한 하 하사를 부축해 통문으로 되돌아 들어오던 중 김 하사(23)가 통문 남쪽 25cm 지점의 지뢰 1개를 밟아 7시 40분경 2차 폭발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합조단은 군이 보유 중인 북한 목함지뢰와 이번 지뢰가 TNT 폭약 등 형태가 동일해 북한 지뢰로 파악하였고 매설 현장은 남쪽이 더 높아 지뢰가 떠내려 올 수 없는데다 흙으로 위장된 상태였으며 용수철과 공이 등 5종류 43점의 잔해를 검사한 결과 녹슨 곳이 없는 최근 지뢰라는 점에서 유실 지뢰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 합조단은 이번 사고 전 해당 통문을 수색대가 마지막으로 통과한 것은 지난달 22일로 당시엔 이상이 없었으며 24일부터 사흘간 비가 내렸고 북한군 GP병력 교대가 25일 있었던 것에 비쳐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 사이에 북한군이 지뢰를 매설했을 걸로 판단했다.
한편 북한이 군사분계선을 침범해 남쪽 비무장지대에 목함지뢰를 설치한 것은 1967년 이후 처음 있는 일로, 목함지뢰는 소나무 상자로 만들어 금속탐지기에 탐지되기 어려우며 제작이 값싸고 쉬운데다 대인 살상반경이 2미터에 달해 북한군이 상당량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