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회복했다지만 차입금 문제 걸림돌

◆ 실적‧자금유동성 회복 수순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팜한농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4682억 원으로 전년도 동기 4884억 원을 냈던 것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영업이익이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720억으로 전년 같은 기간 390억 원을 냈던 것과 비교해 약 2배나 증가했다.
당초 동부그룹의 동부팜한농 매각 소식이 알려지자, 실적악화와 이에 따른 신용등급 강등이 리스크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번 상반기 분기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듯 동부팜한농은 점차 기초 체력을 회복하고 있는 상태다.
◆ 차입금 4000억, 걸림돌 될까?
동부팜한농 매각주최인 재무적투자자들은 동부팜한농 지분 전량에 대해 7000억 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평가 논란이 있지만 재무적투자자들은 현재 동부팜한농이 지속적으로 부채비율을 감축해 나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많은 금액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동부팜한농이 계속해서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해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도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동부팜한농은 비핵심자산인 유휴부지와 동부팜가야, 화공사업 등을 처분했고 울산공장 유휴부지를 담보로 2000억 원을 조달했다. 게다가 현재 동부팜청과 유리온실단지, 울산 유휴부지 일부 매각도 추진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5000억 원대로 집계된 순차입금 규모를 4000억 원대 까지 축소시킨다는 방침이다.
다만 인수주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동부팜한농의 차입금 규모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많다. 신용등급이 높은 곳에서 인수할 경우 차입금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현재 석유화학 관련 계열사를 보유한 LG화학과 CJ, 롯데 등이 동부팜한농 인수전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팜한농은 작물보호제와 종자, 비료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툰다. 자체적으로 개발해 보유한 농작물 종자도 600여개에 이르는 데다 바이오소재나 농업자원 사업, 동물의약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수 있어 이번 인수전에 업계의 관심이 높다.
◆ 농민들 우위 점한 사업, 가격협상력 떨어져
다만 동부팜농의 주력 사업이 농약부문이고, 시장 특성상 농민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품 가격 협상력이 떨어진다는 점은 인수를 고려하는 기업들에게 고민거리다.
실제 동부팜한농의 농약부문 시장 점유율은 30%, 비료부문은 20%에 달한다. 통상적으로 이 같이 특정 부문을 과점하는 기업의 경우 가격 주도권을 쥔 ‘갑’이 되기도 하지만 동부팜한농은 ‘을’이나 다름없다. 농민들은 응집력이 강한데다 법적규제로써 보호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례로 동부팜한농은 2012년 말 화옹 유리온실 사업자로 선정된 후 400억원을 투자해 토마토 재배를 시작했지만, 농민들이 불매운동을 벌였다. 이 문제에 지역구 국회위원과 지역 단위 농협까지 농민들의 편에 서면서 동부 측은 사업을 시작한지 반년도 안 돼 화옹 유리온실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에 동부팜한농의 경기도 화옹간척지 유리온실은 아시아 최대 규모임에도 그대로 방치돼 있다.
이달 말 동부팜한농 매각 예비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향후 적격 예비후보 선정과 실사를 거쳐 본입찰은 10월 초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 대상은 동부그룹이 가진 지분 49.9%와 재부적투자자들이 보유한 지분 50.1%로 동부팜한농 지분 100%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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