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한국금융지주 2파전?…인수가 2조원 훌쩍 넘을 듯

26일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지난 24일 산업은행은 KDB대우증권과 KDB자산운용, KDB캐피탈 등 3개 금융 자회사의 매각 추진 계획을 의결했다.
특히 관심이 쏠리고 있는 KDB대우증권은 지난 1분기 자본 총계가 4조1979억원으로 1위인 NH투자증권의 4조4213억원에 이어 2위인 초대형 매물이다. KDB대우증권은 지난 1970년 설립된 동양증권이 전신으로 1973년 대우그룹에 인수된 후 핵심 금융계열사로 재탄생했지만 199년 대우그룹이 공중분해되면서 산업은행이 2000년 2100억원에 22.7%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따라서 이번 매각 방침은 15년 만이 된다.
이후 수 차례의 추가 출자 등으로 KDB산업은행이 확보한 KDB대우증권 지분은 총 43%(1억4048만1383주)에 달한다. 산업은행이 현재까지 들인 자금은 1조800억원으로 주당 평균 7697원으로 추산된다.
인수 대금은 2조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KDB대우증권의 주가는 1만2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보유 지분 가치만으로도 1조8122억원에 달하며 경영권 프리미엄에 경쟁까지 가열될 경우 2조5000억원은 훌쩍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산업은행은 매각 방식을 KDB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을 패키지 또는 개별 매각하는 방안을 병행추진한다고 밝혔으며 매각 자문사 선정과 실사·시장조사 등을 거친 후 10월 초 주식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쯤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덩치가 상당히 크지만 사실상 마지막으로 남은 대형 증권사 매물이라는 점에서 눈독들이는 인수 후보들이 적지 않다.
KDB대우증권 인수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은 KB금융이다. 지난 2013년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참가했다가 농협금융지주에 고배를 마신 KB금융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필사적으로 KDB대우증권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KB금융이 KDB대우증권을 인수하면 은행과 비은행 비중이 8대 2 정도에서 6대 4까지로 엇비슷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B금융에 도전하고 있는 곳은 한국금융지주다. 한국금융지주가 KDB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자산관리에 강점을 지닌 한국투자증권에 국내 최대 브로커리지 강자 대우증권을 붙여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은행권에 버금가는 제4의 금융지주가 탄생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밖에 중국에 씨틱(CITIC) 그룹도 심상치 않은 관심을 보여 왔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나치게 커진 덩치에 사실상 발을 뺐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또한 신한금융지주나 새마을금고도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사실상 KB금융과 한국금융지주의 2파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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