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朴대통령, 국정동력 회복
반환점 돈 朴대통령, 국정동력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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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접고 결집하는 與, ‘朴정부 성공-총선 승리’ 한 뜻
▲ 임기 반환점을 돌아선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안정 동력을 회복하고 있다. 남북 고위급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면서 국민적 신뢰를 크게 회복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 / 청와대
임기 반환점을 돌게 된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동력을 회복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국정원 대선개입 논란,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등 쉴 새 없이 몰아닥쳤던 악재들로 인해 국정운영이 원만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딱 임기 반환점을 돌면서 정국 안정을 찾게 된 모습이다. 표면적일 수 있겠지만, 그동안 계파 갈등이 극심했던 여당도 ‘박근혜정권 성공이 곧 총선승리’라는 공식을 세우며 한 뜻으로 뭉치고 있어 주목된다.

남북 고위급회담을 계기로 여당 비주류는 물론, 야당까지 박근혜정부에 대한 신뢰가 생기게 된 이유가 크다. 박 대통령은 사실상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대리로 내세워 북한의 유감 표명을 이끌어내는 쾌거를 얻어냈고,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여야 할 것 없이 정부를 높이 평가했다. 야당까지 크게 박수를 보낼 정도였으니 그야말로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왔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무용론’도 이젠 쏙 들어가게 됐다. 그러다보니, 아직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추진 정책들에 대해서도 힘이 실릴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야당을 비롯한 국민적 신뢰가 바탕에 쌓이니, 국정에 강력한 힘이 실리게 되는 상황인 것이다.

◆당·정·청 단합 과시
정부는 남북 고위급회담을 통해 북한의 유감 표명을 이끌어내는 쾌거를 얻게 됐고, 온 국민이 환영하는 소식과 함께 새누리당은 의원 연찬회를 개최해 단합을 과시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회동을 가졌다. 줄줄이 이어진 일정들은 당·정·청을 하나로 만드는데 주요했다.

지난 25일부터 1박2일간의 일정으로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연수원에서 열린 새누리당 연찬회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확실한 단합대회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연찬회의 최대 이슈는 단연 남북 고위급 접촉 문제였다. 이날 새벽 남북 회담 대표단이 무려 43시간의 마라톤협상 끝에 합의를 도출해내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적극적인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날 연찬회에서 현안 보고를 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북한이 지뢰도발에 대해 사과했고, 재발 방지에 대한 확실한 보장을 얻었다는 것”이라며 “북측의 도발-보상-협의-재도발이란 악순환을 끊는 중요한 디딤돌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관진 실장과 함께 협상 대표로 참가했던 홍용표 장관의 이 같은 보고에 의원들은 “아주 잘 된 일”이라며 크게 기뻐했다. 김무성 대표 또한 “여러분 오늘 기분 좋으시죠”라며 의원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며 공감대를 키웠다. 그러면서 “전역을 연기하거나 결혼을 미루면서 전투 의지를 불태운 장병들, 불편함을 참아가며 북 도발에 의연하게 대처해준 접경지역 주민들, 이들을 SNS 등을 통해 응원한 청년세대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거듭 기뻐했다.

원유철 원내대표 역시 이 자리에서 “우량아를 낳기 위해선 산모의 고통이 크다고 한다”며 “우리 모두 자식의 마음을 담아 박수로 시작하면 어떠냐”면서 김관진 실장과 홍용표 장관을 향한 박수를 유도했다.

연찬회는 이렇게 시작부터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리고 각 주제별, 상임위별 보고와 토론 등이 이어졌고, 저녁에는 의원들과 청와대 및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함께 만찬을 하며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기원했다. 이 자리에서 원유철 원내대표는 “당·정·청은 하나다”라고 건배사를 외쳤고, 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의 성공을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했다.

그리고 이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김무성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분위기를 더욱 띄웠다. 그야말로 당·정·청이 모처럼만에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다만, 일부 만찬에서 오버된 언행이 나와 논란을 일으키고 있기는 하다. 선거 주무부처 장관인 정종섭 장관의 총선 개입성 건배사 때문이다.

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제가 ‘총선’을 외치면 ‘필승’을 해달라”고 제안했고, 이에 참석자들은 “총선 필승”을 연호했다. 여당에서는 ‘새누리당’이라는 주어가 없었다며 애써 감싸기 하고 있지만, 야당은 이미 연찬회에서 “경제성장률을 3% 중반 정도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해 총선 일정 등에 도움 되도록 하겠다”고 발언한 최경환 경제부총리까지 포함해 선거법위반혐의로 중앙선관위에 고발했다.

◆웃음 꽃 핀 80분간의 오찬
옥에 티 같은 문제가 발생했지만, 새누리당이 똘똘 뭉치는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일은 아니었다. 연찬회 마지막 날인 26일 새누리당은 의원 전원 명의로 결의문을 채택하고 “새누리당은 이번 역사적 합의가 한반도 평화통일의 기반 조성으로 이어지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 하겠다”며 “동시에 이번 19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노동개혁을 비롯한 공공, 교육, 금융 4대 개혁에 확실한 성과를 이뤄내고, 경제활성화의 불씨를 살려내어 민생을 안정시키고 ‘대한민국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해 박근혜 정부 성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치혁신에 앞장서며,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드리는 국민공천제를 관철시켜 내년 총선승리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국민공천제 문제를 두고 당내 친박계를 중심으로 비현실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던 바 있다. 이를 두고 친박계의 김무성 대표 흔들기라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결의문에 국민공천제를 관철시키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것은 이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해소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 의원단 모두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연찬회에 이어서 열린 청와대 오찬을 통해 당청은 그간의 갈등을 말끔히 씻어내고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 사진 / 청와대

그리고 의원단 일동은 곧바로 청와대로 향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오찬장소에 나타나자, 이 자리에 참석한 새누리당 의원 138명은 일제히 박수와 함성을 보내며 박 대통령을 맞았다. 1박2일 연찬회를 통한 단합된 기운이 이어졌고, 남북 고위급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박근혜 대통령을 대면하게 되니 절로 환호가 터져 나왔던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북한의 도발로 시작된 국가 안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며 “일촉즉발의 긴박한 순간들이었지만 또 다시 이런 도발로 우리 국민들의 안위와 국가 안보가 위협을 받아서는 안 되기 때문에 끝까지 원칙을 가지고 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에 안보 위기 앞에 온 국민이 의연하고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큰 힘이 됐다”며 “장병들이 전역을 연기하고, 예비군들이 군복을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를 스스로 지켜낼 수 있는 그런 애국심과 자긍심이 살아있다는 것에 가슴이 뭉클했다”고 덧붙여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제는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개혁에 매진해야 한다”며 “많은 난관이 있겠지만 우리가 한 마음으로 노력한다면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당·정·청 단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오랫동안 해내지 못한 공무원연금 개혁을 이루는데 앞장서 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이제 노동개혁이라는 큰 과제가 여러분 앞에 놓여있는데 국가 경제와 미래 세대들을 위해 이것이 꼭 해결될 수 있도록 새누리당 의원님들이 앞장서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주문에 김무성 대표는 “대통령님, 오늘 기분 좋은 날”이라며 “어제는 대통령 임기 반환점을 도는 날이었는데, 의원들 모두 모여서 대통령님의 전반기 성공적인 국정 수행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고 화답했다. 김 대표는 “이제 남은 임기 반 동안 앞으로 미래 세대들이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는 날을 만들기 위해 대통령님이 지금 추진하고 있는 4대 개혁을 새누리당에서 반드시 뒷받침을 잘 할 것”이라며 “곡 성공해서 좋은 나라를 만드는데 다 같이 앞장서자고 다짐을 단단하게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거듭 “박근혜 정부의 성공이 우리 새누리당의 성공이고, 국민이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잇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우리 모두 대통령께서 성공적인 국정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로, 80여 분간 이어진 비공개 오찬에서는 연신 웃음소리가 터져 나오는 등 분위기가 전에 없이 화기애애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오찬 마무리 발언에서 “새누리당 연찬회 일정을 앞두고 남북 긴장 고조와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리고 있어 긴장과 우려를 많이 했었다”며 “그런데 대통령께서 남북 현안에 대해 원칙과 확고한 리더십으로 대처하셔서 긴장 속에 진행될 수도 있었을 연찬회를 화합과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주셨다”고 크게 고마움의 뜻을 표했다.

◆기대감 높이는 임기 후반기, 치솟는 지지율
새누리당만 이번 남북 고위급회담 결과를 높게 평가한 것은 아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또한 “한반도에 드리워졌던 위기의 먹구름이 걷혔다”면서 크게 환영의 뜻을 표했다. 문 대표는 25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같이 말하며 “남북 당국이 고위급 대화와 협상을 통해 최근 조성된 위기상황을 해결하는 합의에 도달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문 대표는 거듭 “우리는 남북 당국간 협상을 통해 한반도에 조성된 긴장을 해소하는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장시간 협상에 임한 정부 대표단의 노고에 대해서도 치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신랄하게 안보무능 비난을 쏟아내 오던 것과 확 달라진 반응이었다.

박지원 한반도평화안보특별위원장도 26일 첫 회의에서 “이번에 타결된 남북고위급 협상은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를 통한 교류-협력으로 가는, 남북 모두가 윈윈하는 착한 합의”라며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모두 잘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특히, 박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원칙이 통했다”면서 “대통령이 잘했다”고 박 대통령을 거듭 추켜세우기까지 했다.

국민 여론 또한 정부가 잘했다는 평가가 압도적이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5일 MBN 의뢰로 전국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0.9%가 박근혜 정부의 남북 고위급회담 협상에 대해 ‘잘했다’고 평가했다. ‘잘못했다’는 응답은 16.0%에 불과했다.

27일 발표된 같은 기관의 또 다른 조사에서는 박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 기대감 조사에서 응답자 56.4%가 ‘잘할 것’이라고 답했다. ‘잘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응답은 35.9%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 현재 국정수행 지지율이 40%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임기 후반에는 현재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치가 높다는 의미다. 지난 25일,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다”며 “아마도 이번 주 안에 50%를 넘어선 대선당시 득표율(51.6%)에 도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보기까지 했다.

다만, 야당은 “이번에 남북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라면서도 박 대통령 전반기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다”며 인색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번 남북 긴장해소 하나만을 두고 지난 2년 반의 실정들까지 모두 지워버릴 수는 없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박근혜 정부가 지금까지의 악재들에서 벗어나 국정을 정상 궤도에 올리는 모멘텀을 갖게 된 것만은 분명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정 후반기 박 대통령은 국정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고, 새누리당은 총선을 앞두고 단합을 과시하고 있다. 반면, 야당은 째깍째깍 흘러가는 분열의 시계만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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