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에 메디컬센터 건립 추진…조아제약 vs 약사사회 갈등 구도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조원기 회장은 올해 초 상주시 관내 중심상권에 대지 500평을 매입하고 조만간 4층 규모의 메디컬센터 건물의 시공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해당 빌딩에는 4층 규모에 8곳의 의원을 갖추고 1층에 100여평의 대형 약국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조원기 회장이 개인 사재를 들여 투자하는 부분이지만 문제는 상주시의 시장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이다. 상주시에는 시군면을 모두 합쳐 현재 40여개의 약국이 있으며 상주시 내에만 20여개가 성업중이다. 대형 규모의 약국은 100평 규모의 약국 한 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상주시 인구는 10만에 불과하다. 시내 인구는 절반인 5만에 그친다. 대형 약국이 중심 상권에 들어설 경우 많은 약사들이 생업에 곤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이 같은 소식이 지역 사회에 전해지면서 상주 지역에서 소규모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들이 똘똘 뭉쳐 들고 일어나기 시작했다.
◆조원기 회장, 경영 물러나고 상주에 터 잡아
이번 논란은 조원기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노후를 상주에서 보낸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촉발된 측면이 있다.
원래 조원기 회장의 고향은 부산이다. 조원기 회장은 조아제약을 창업한 창업주로 부산에서 약대를 나와 1970년 이정약국을 시작으로 20여년 간 약국을 경영하다 1988년 삼강제약사를 인수하면서 제약사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1993년에는 약국 체인점 회사인 한국메디팜㈜를 세웠다가 1995년 사명을 조아제약㈜로 변경했고 1996년 법인으로 정식 등록한 뒤 1999년 코스닥 시장에 상당했다.
사세가 꾸준히 확장되면서 조원기 회장은 2000년 서울로 본사를 이전했고, 현재 조아제약의 자회사인 메디팜의 약국 체인망을 포함해 전국 수 천여 개의 회원 및 일반 약국을 유통망으로 확보했다. 공장이 위치한 함안과 부산을 비롯해 경남 지역에서 주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쳐 왔다.
하지만 활발히 활동해 오던 조원기 회장이 74세에 접어든 지난해 장남 조성환 씨와 차남 조성배 씨 등 두 아들의 공동 대표 체제를 갖춰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갈등의 불씨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조원기 회장이 고향인 부산이나 경남 지역이 아닌 처가가 있는 경북 상주시에 터를 잡으면서다.
◆지역 약사회 반발…대한약사회까지 가세

조아제약 측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상주시 약사들은 조원기 회장 및 조아제약 측과 접촉해 계획 철회를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아제약 측은 조원기 회장이 임대업을 하기 위한 부지를 매입한 것일 뿐이라며 상주시 약사들이 1층의 약국을 임차하거나 공동 운영하는 방안 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약사회 측은 현실성과 신뢰성이 모두 떨어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급기야 상주시약사회가 성명을 발표하고 이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경북약사회는 물론 대한약사회까지 가세하는 모양새가 되가고 있다. 약사들은 대체적으로 조원기 회장의 개인 사업으로 치부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조원기 회장과 함께 조아제약을 겨냥하고 반발에 나섰다.
지난달 31일 상주시약사회는 대구 인터불고 호텔열린 경북 연수교육에서 조찬휘 약사회장을 비롯한 회원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판 성명을 내놨다.
상주시 약사회는 성명을 통해 메디컬센터 건립의 백지화를 요구하면서 “조아제약은 메디팜큰사랑약국이라는 체인을 통해 약사들과의 상생으로 성장해 왔음에도 이를 잊고 의약분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면서 “이는 전국 모든 약사들의 생존권을 침탈하는 행위의 시작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이 자리에서 경북약사회도 반대 움직임에 가세했다. 경북약사회는 “제약사가 본연의 임무를 뒤로 하고 눈앞의 이익과 영리를 추구하는 타락한 기업으로 변질돼 가고 있다”면서 “조아제약에 배신감마저 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약사단체인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약준모) 역시 “약사들의 애정과 관심으로 성장한 제약기업이 약국 시장을 넘보려 하는 것은 약사들에 대한 배신”이라면서 “단지 회장 개인의 합법적인 투자라고 우기는 것은 약사들에 대한 기만”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대한약사회마저 대책 검토에 나섰다. 대한약사회 측 역시 이 같은 비판에 동감하고 현재 조아제약과 지역 약사회를 상대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해 해결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불매운동까지 거론돼…제2의 고려은단 사태 일어날까
약사사회 전체로 문제가 확산되면서 약사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이나 대금 지불 지연까지 거론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경우 타 제약사와 다르게 일반의약품(OTC) 비중이 70~80%에 달하는 조아제약으로서는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미 약사들은 고려은단 사태를 통해 단결력을 과시한 바 있다. 고려은단 사태는 약국에서 경쟁력을 얻은 고려은단 비타민C 제품이 원산지 표기도 없이 중국산을 원료로 한 채 이마트를 통해 절반에 가까운 가격으로 판매되면서 발생했던 갈등을 가리킨다. 매월 1만5000개 이상 판매되던 고려은단 비타민C 제품은 ‘반값 비타민’ 논란을 겪으면서 논란 직후 판매량이 급감하기도 했다. 부산 지역의 한 도매업체에서는 한 달간 불과 12개가 팔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이마트 비중 확대와 수도권 등 일부 지역의 약사들의 불참, 국민MC 유재석 씨를 모델로 기용하고 원산지 표기를 강조한 전략 등 덕에 지난해 전체 매출이 늘기는 했지만 당시 약사들의 집단적인 행동은 고려은단을 당황케 했다. 약사들의 반발이 거세질 경우 조아제약 역시 이 같은 집단 행동을 겪을 가능성도 감지된다.
한편 조아제약 관계자는 4일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고 회사 차원에서 전혀 관여를 하지 않고 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해당 사업은 건물 건축 등에서 전혀 진전되지 못하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회사가 추진하는 사업이 아닌 만큼 시공사 등에 대해 자세한 사항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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