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시멘트 품은 삼표, 해고자 복직문제 ‘미적지근’
동양시멘트 품은 삼표, 해고자 복직문제 ‘미적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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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 노동자 “회사는 아직 협상위원 조차 선임 안 해”
▲ 삼표가 향후 동양시멘트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복직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삼표가 동양시멘트 인수와 관련해 이달 말 잔금 납입만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해고처분을 받은 동양시멘트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복직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당초 이날 예정됐던 동양시멘트 하청업체 해고 노동자들과 삼표그룹의 협상이 차질을 빚고 있다. 해고 노동자 측은 5명의 협상위원을 선임했지만, 삼표 측이 협상에 참여할 협상위원을 선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고 노동자 측은 삼표가 먼저 복직 관련 협상을 제안했음에도, 협상 시작 직전까지 협상위원조차 선정하지 못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투쟁본부의 한 관계자는 “협상위원조차 선임하지 못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지난 2월 교용노동부는 동양시멘트 내 사내하청 노동자 사용이 ‘위장도급’이라고 판단했다. 동양시멘트가 그 동안 하청업체 두 곳을 통해 지역 주민을 채용한 뒤 근로자의 임금까지 결정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양시멘트는 고용부의 이 같은 판단을 무시한 채 사내하청 노동자 100여명을 집단해고 처리했다. 이후 6월 강원지방노동위원회가 해고 노동자들이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받으들여 정규직으로 복직시킬 것을 권고했지만, 동양시멘트는 따르지 않았다.
 
이제 해고 노동자들의 처우는 삼표그룹에 달렸다. 현재 삼표는 이와 관련해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이다. 업계에서는 삼표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하면서 소요된 7900억 원을 마련하는 것만 해도 이미 부담스러웠던 상황에서 직원 100여명을 정규직으로 복직시키는 것을 선뜻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삼표가 동양시멘트 직원에 5년간의 고용보장을 약속하는 등 우호적인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져 해고자 복직 역시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한편, 삼표는 지난달 28일 동양시멘트를 인수한다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 대상은 (주)동양이 가지고 있던 동양시멘트 경영권 지분 54.96%로 주당 1만3300원에 총 7900억 원 안팎이 지불됐다. 삼표가 동양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지분 19.09%에 대한 인수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동양인터내셔널은 소수 지분 처리를 위해 재매각 등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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