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돌보지 않으면 아무도 충성·헌신하지 않을 것”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하재헌 육군 하사를 위문하면서 “애국심으로 나라를 지키다가 이렇게 다쳤는데 병원 진료비 얘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동행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국가가 이런 충성심 있는 장병들을 돌보지 않으면 아무도 나라에 충성과 헌신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박 대통령의 발언은 현행 군인연금법 제30조의5에선 군 병원이 아닌 민간병원의 경우 공무상 요양비 지급 기간을 최장 30일로 제한하고 있는데 민간병원에서 치료받는 하 하사는 지난 4일부터 청구되는 치료비를 자비로 부담해야 할 상황에 처해 논란이 일어난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민간병원을 갈 경우 일정 기간 지나면 병사가 자비로 치료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보도를 접하고 대통령께서는 매우 마음이 안 좋았다”며 “오늘 문병에도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박 대통령은 하 하사가 병실에 군복을 놓아둔 것을 보면서 “애국심과 충성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 참 가슴이 뭉클하다”며 “이렇게 인생의 소중한 시기에 다치게 돼 참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장병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하고 믿음직스럽고 자랑스러운지 모른다”며 “하루빨리 군에 군복 입고 복귀해서 나라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하 하사의 어머니는 “앞으로 이런 친구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화답했다.
뒤이어 박 대통령은 국군수도통합병원에 입원 중인 김정원 육군 하사의 병실도 방문해 가족들을 위로하고 김 하사의 회복 추이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김 하사가) 수술해서 깨어나자마자 동료부터 먼저 챙기고, 평생 군으로 남겠다는 군인정신으로 아주 많은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줬다”며 “앞으로 치료를 완전히 마칠 때까지 정부가 책임지고 모든 지원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김 하사가 바라는 대로 치료가 완전히 되면 군에 복귀해서 계속 복무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잘 취해 놓을 테니까 아무 걱정말고 치료에만 전념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김 하사는 “오늘 이렇게 와 주셔서 정말 감격스럽고 감사하다”며 “빨리 쾌차해서 군에 복무하겠다”고 답변했다.
박 대통령은 김 하사 어머니에게도 “다쳐서 가슴 아프지만, 자랑스러운 아드님을 두셨다”며 “아드님의 군인정신이 군에 귀감이 되고 있다. 앞으로 치료는 물론이고 여러 가지 지원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또 박 대통령은 “(어머니께서) 일을 하시다가 간호 때문에 일도 그만두셨다고 들었는데 생활에 어려움은 없으신지 모르겠다. 간호하시는데 어머님도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란다”며 세심히 걱정하는 말도 건넸다. 박 대통령은 김 하사의 매형과 누나, 여자친구 등에도 격려의 말을 전했다.
아울러 이명철 국군수도병원장에게는 “우리나라 의료기술이 세계적인 데다가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까 가장 좋은 방법으로 치료되도록 하실 것이라고 믿는다”며 빠른 치유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날 위문에서 하 하사와 김 하사에게 금일봉도 전달했는데 김 하사 위문을 마친 뒤엔 국군수도병원 복도에서 마주친 입원 치료 장병들과 가족들에게도 빠른 쾌유와 함께 건강한 군 복무를 기원했다.
한편 이날 위문에는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과 한 국방부장관, 김요환 육군참모총장,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등이 동행했는데 박 대통령이 지난달 4일 북한의 비무장지대 지뢰 도발 이후 부상 장병들을 직접 위문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과거엔 지난달 11일엔 주 수석을 대신 보내 이들을 위문했고 지난달 15일에는 두 하사와 가족들에게 전화상으로 “군인정신에 감동을 많이 받았다”고 위로하며 복귀를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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