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협상 재개했지만 아직까진…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결렬을 선언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전날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해 가결시켰다. 현대차 노조는 전체 조합원 4만8585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조합원 4만3476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개표 결과 찬성 3만3887표(77.9%), 반대·무효 9589표(22.1%)로 집계됐다. 중앙노동위원회가 현재 진행중인 쟁의조정에서 조정중지 결정을 내릴 경우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을 할 수 있다.
◆악화일로 노사관계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15만9900원 인상과 당기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포함한 완전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정년 65세 연장 등을 요구해왔다. 아울러 월급제 시행과 주간연속 2교대제 8+8시간 조기 시행, 토요일 유급휴일제 도입 등도 요구안에 담겼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가결했지만 파업에 돌입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불확실하다. 사측과 재교섭에 나선 뒤 진척이 없을 경우 파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가 올해에도 파업을 실시할 경우 현대차는 4년 연속 파업을 하게 된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7일 22차 임단협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일괄제시안을 요구했으니 사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차 사측 관계자는 “대기업 노조 파업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아 쉽게 파업에 돌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노사, 협상 재개…타협하나?
금호타이어 사측도 노조 측의 전면파업에 직장폐쇄라는 초강수를 뒀다. 양측은 중단됐던 임단협 교섭을 재개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달 17일부터 지난 6일까지 21일째 전면파업을 해왔다. 이에 사측은 지난 7일 직장폐쇄라는 카드를 들었다. 이후 양측은 교섭테이블에 앉았다.
업계에 따르면 허용대 금호타이어 노동조합 대표지회장과 김창규 금호타이어 대표는 전날부터 밤샘 협상을 벌인 결과, 임금 인상 부분에서는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임금 피크제 실시에 따른 일시금과 성과급 지급 부분에 대해선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사측은 최종안을 통해 하루 임금 2950원 인상과 2015년 성과 배분, 내년도 임금피크제 시행과 이에 따른 일시금 300만원 지급, 무주택 융자금액 상향 등을 제시했다. 이에 노조측은 임금피크제는 몇 년간 임금이 삭감되는 조합원들에게 중요한 문제인 만큼 2016년 임단협 때 다시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실적 악화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금호타이어는 평택과 광주, 곡성 공장의 평균 가동률이 20%대로 급감했다. 전면 파업이 실시 된 지난달 17일부터 손실액이 1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노조 측이 사측의 경영 실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타이어 3사 중 실적은 가장 좋지 않지만, 연봉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노사가 힘을 합쳐 회사 위기를 극복하는 게 우선인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사측 관계자는 “임금은 업계 1위인 한국타이어보다 높고, 임금피크제는 내년에 논의하기로 하는 등 사측에서 최대한 양보한 최종안을 건넨 상태”라며 “사측이 계속 양보하는데 노조가 전면파업으로 응수하고 있어서 매출손실을 무릅쓰고 직장폐쇄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경영 실패에 책임을 져야할 오너 일가가 여전히 회사 대표와 부사장 등 중책을 맡고 있다”며 “부실 경영의 결과를 노동자에게 전가하지 말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 내외 타협 촉구
자동차업계 노사관계가 가시밭길을 걷자 업계 내외로 타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국내 자동차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갈등·단기형 노사관계에서 협력적·중장기형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글로벌 경쟁력과 기술 수준에 비해 국내 자동차 산업의 임금 부담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면서 “경쟁업체들보다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총액 임금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경기가 안 좋은 시기에 파업 장기화는 노사 양측 다 공멸하는 지름길이다”면서 “양보와 타협을 통해 조속히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한다”고 말했다. [ 시사포커스 / 이신영 기자 ]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