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중앙위 연기·재신임투표 취소 요구
안철수, 중앙위 연기·재신임투표 취소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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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원 혁신토론회 개최 제안”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13일 문재인 대표에게 오는 16일로 예정된 당 중앙위원회를 무기한 연기하고 재신임투표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시사포커스DB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13일 문재인 대표에게 오는 16일로 예정된 당 중앙위원회를 무기한 연기하고 재신임투표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문재인 대표께 드리는 글’이란 홈페이지 공개서한을 통해 “문재인 대표께 요청한다. 첫째 중앙위원회 개최를 무기한 연기해 달라. 둘째 재신임을 위한 여론조사도 취소해달라”며 “지역별 전당원 혁신토론회 개최를 제안한다”고 전했다.

안 전 대표는 오는 16일 열릴 예정이던 중앙위를 두고 “저는 공천룰과 대표직 신임을 연계하는 중앙위원회 개최에 동의하지 않는다. 중앙위의 결정이 어떤 당위와 정당성도 가질 수 없다”며 “같이 책임지는 방식도, 문제를 푸는 방법도 아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갈등만 양산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공천룰은 혁신의 본질도 아닐뿐더러, 2012년에 모바일 경선과 선거인단 모집 과정의 참담한 결과를 봤다”며 “진정 국민의 뜻을 반영하고자 한다면 오픈프라이머리를 수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는 “아직 시간이 있다. 진정 당원과 국민의 뜻을 모두 존중하는 길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총선에서 승리할 지에 대해 숙고하고 뜻을 모아,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안 전 대표는 재신임 투표와 관련해선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조사는 어떤 결과가 나와도 의미부여가 어렵다”며 취소하란 입장을 드러냈다.

아울러 그는 중앙위 연기를 요구하게 된 이유와 배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는데 “첫째 당의 혁신문제가 대표의 거취문제로 바뀌게 된다”며 “문제의 본질을 비껴가는 것이다. 재신임이 아니라 혁신의 본질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오히려 혁신의 절실함과 당위성을 강조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전 대표는 “둘째 혁신안이 통과돼도 당은 혁신되지 않는다. 핵심적인 문제도 아닌, 문제의 본질과 동떨어진 공천룰을 갖고 승부를 거는 것은 문제 해결과 거리가 멀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셋째 어떤 결과가 나와도 혼란은 해결되지 않는다. 중앙위를 강행한다면 찬반이 격렬하게 나뉘면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당은 혼란과 분열에 빠질 것”이라며 “혁신의 본질은 사라지고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권력투쟁만 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는 그 대안으로 “혁신논쟁의 거당적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국민의 관점과 기준에서 밤을 지새워서라도 당의 새 길을 찾는 ‘혁신끝장토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무엇이 진정한 혁신의 길인가’, ‘당의 낡은 사고와 틀, 병폐들을 어떻게 뜯어 고칠 것인가’, ‘무엇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길인가’ 등을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당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와 의지를 모아나가야 한다”며 “돌이켜볼수록 4·29 재보궐선거 이후 당은 어떤 책임도 성찰도 없었다. 혁신의 시작도 이 부분을 무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 전 대표는 “그 결과는 국민의 무관심과 당의 지리멸렬”이라며 “거듭 느끼지만 정당의 목표가 분명히 있을 텐데 우리 당은 집권을 위한 집단적 고뇌와 몸부림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위기의 국가와 고단한 국민에 대한 진심어린 걱정,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절실한 걱정이 같다면 우리는 미움과 오해, 다툼도 멈출 수 있고, 국민이 바라는 혁신도 이루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안 전 대표는 지난 2일 ‘혁신은 실패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그렇게 말씀드린 배경에는 혁신위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당의 모습이 조금도 변하지 못하고 지속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혁신위는 지난 100여 일 동안 나름의 노력을 다했겠지만, 당의 본질적 문제와 병폐에 대해 손대지 못하면서 국민의 관심과 공감대를 끌어내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이밖에 그는 당의 전 공동대표로서 본인의 책임도 있지 않느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저 스스로의 책임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안철수는 새정치 한다더니 무엇하고 있느냐’는 국민의 질타를 두렵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하지만 낡은 정당의 프레임에 그대로 갇혀버린다면 제가 정치에 입문한 명분이나 민주당과의 통합명분도 없어져 버리는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안 전 대표는 당에 대한 자신의 비판을 당권 투쟁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저의 혁신기조를 권력다툼으로 몰고 가려는 순수하지 못한 움직임이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제가 요구하는 것은 분명하다.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승리가 힘들다는 문제인식을 공유하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당이 혁신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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