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직원 미술품에 예산 과다 투입 ‘질타’
한은, 직원 미술품에 예산 과다 투입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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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임직원 등의 작품에 감정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 지불
▲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내부 임직원 등 친분이 있는 사람들의 미술품을 감정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구입해 혈세 낭비 논란에 휘말렸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한국은행이 내부 임직원 등 친분이 있는 사람들의 미술품을 감정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구입해 혈세 낭비 논란에 휩싸였다.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한국은행 소장 미술품 현황’ 자료를 공개하고 한은이 내부 임직원으로부터 사들이거나 기증 받은 55점 중 감정가가 총 2870만원에 불과한 37점을 총 8800만원을 주고 사들였다고 주장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한은이 보유하고 있는 미술품은 총 1031점이다. 이 중 55점이 내부 임직원이나 동호회 강사 등으로부터 사들인 미술품인데 18점은 무상으로 기증받아 취득가액이 없거나 1000원에 불과해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나머지 37점을 지나치게 비싸게 주고 사들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은이 이 37점을 구입하면서 들였던 비용은 감정가의 총 3배에 달했다.
 
900만원에 구입한 동양화 한 점은 100만원으로 떨어졌고 250만원 짜리 동양화 한 점의 감정가는 10만원으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친분 위주로 직원 작품을 취득하다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전직 금융결제원 원장의 서양화 3점을 각각 3백만원에 구입했다가 감정가격이 60만원으로 떨어진 사례도 발견됐고 한은 조사부장과 금융연수원장을 지낸 인사의 작품을 200만원에 구입했다가 감정가가 60만원으로 떨어진 사례도 있었다.
 
특히 특정 직원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정황도 드러났다. 한은의 소장품 목록에는 내부 문서관리 업무를 맡고 있던 직원의 작품이 무려 21점이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화 중견작가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이 직원의 작품을 구입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5300만원이었지만 최근 감정가는 1360만원에 불과하다. 한은은 내부 미술 동호회 지도강사의 병풍 작품을 800만원에 구입하기도 했다. 한은은 이 작품의 감정평가액을 ‘없음’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한편 한은의 미술품 보유 관행은 1950년대 정부가 미술계 지원을 위해 국책은행의 미술작품 매입을 독려한 것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석 의원은 “한 나라의 중앙은행이 직원 작품을 고가에 사서 손해를 보게된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든 한심한 행태”라고 꾸짖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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