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 주진형 사장, 괘씸죄 논란 ‘시끌’
한화투자증권 주진형 사장, 괘씸죄 논란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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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매도 리포트 의혹에 한화S&C 내부거래 교체 논란까지
 
한화투자증권 주진형 사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해 그룹 차원에서의 외압이 있었다는 식의 증언을 내놔 한 차례 한화투자증권을 몰고 갔던 경질설의 실체가 드러나는 모양새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주진형 대표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압력이라면 압력이라 할 수 있는 얘기는 들었다”는 파격적인 증언을 했다. 이는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이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매도 리포트와 관련해 압력을 받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 따른 답변이다.
 
앞서 지난 2013년 9월 취임한 주진형 사장이 내년까지로 된 임기 이전에 경질될 것이라는 소문이 증권가에 돈 바 있다. 한화그룹 측은 조기 경질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임기 만료 후 연임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그 이유에 대해 분분한 해석이 나온 바 있다.
 
특히 한화그룹과 주진형 사장이 틀어지게 된 계기가 삼성물산 매도 리포트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빅딜을 단행하며 부쩍 가까운 관계가 된 삼성그룹에 관한 한화투자증권의 입장이 결정타였다는 얘기다.
 
삼성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막대한 공을 들였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한화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두 번에 걸쳐 삼성물산에 대한 매도 리포트를 냈다. 최근 사의를 밝힌 한화그룹의 원로이자 2인자로 통하는 김연배 전 한화생명 부회장이 주진형 사장을 방문했던 것도 이와 관련된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특히 소문에서는 한화그룹 구조본 관계자가 직접 주진형 사장을 만나 해임을 통보했지만 주진형 사장이 중도 해임 지시에 대한 위법 소지를 지적하며 임기를 채우겠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묘사됐다. 적어도 주진형 사장이 이날 국정감사에서 압력과 유사한 얘기가 있었다고 증언함으로써 어느 정도 그룹과 갈등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한화S&C 교체가 경질설 불렀다?
여기에 이날 주진형 사장과 한화그룹이 틀어진 새로운 이유로 추측되는 얘기가 나왔다. 김기식 의원이 “한화투자증권이 한화S&C와의 거래가 아닌 제3의 독립적 기관에 아웃소싱하려는 문제와 관련해서 갈등이 생겨 주진형 사장을 해임하려 한다”고 폭로하면서다.
 
이는 한화투자증권이 전산장비 구입처를 그룹 내 계열사가 아닌 IBM으로 바꾸려고 하자 한화그룹이 주진형 사장을 해임하려 했다는 주장이다.
 
한화투자증권은 그간 전산장비를 한화S&C로부터 구입해 왔다. 하지만 취임 후 구조조정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진 주진형 사장은 IBM과의 직거래를 통해 구입 비용 절감을 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 때문에 그룹 수뇌부가 불편한 속내를 비춘 것 아니겠냐는 주장이다.
 
김기식 의원이 “이것 때문에 대표이사에서 해임하려고 했던 것이냐”라고 묻자 주진형 사장은 “추진한 것은 맞다”면서도 “죄송하게도 내부 문제를 공개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주진형 사장이 역설적으로 그런 일이 없었다고 밝히지 않고 공개 자체를 꺼렸다는 점에 대해 세간의 시선은 이를 긍정하는 분위기다.
 
김기식 의원은 “이것은 명백히 일감 몰아주기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그룹 차원의 보복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면서 “한화S&C와 한화투자증권, 한화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를 조사해야할 근거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부터 발효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라 일감 몰아주기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한화S&C, 김승연 회장 세 아들 지분 100%
 
▲ 한화투자증권 주진형 사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해 그룹 차원에서의 외압이 있었다는 식의 증언을 내놔 한 차례 한화투자증권을 몰고 갔던 경질설의 실체가 드러나는 모양새다. ⓒ한화투자증권
시스템 통합 업체인 한화S&C는 김승연 회장의 아들 삼형제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지난해 국내 매출액 4091억원 중 그룹 내 내부거래 비율이 52.3%에 달하는 2139억원으로 알려졌다.
 
한화S&C는 설립 당시 ㈜한화와 김승연 회장이 출자했지만 보유 주식을 삼형제에 모두 넘겼다. 현재 장남이 50%, 차남과 삼남이 각각 25%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한화S&C는 10년간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지만 올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특히 한화의 차기 승계 구조의 지주회사로 거론되고 있을 정도로 핵심 계열사다. 2002년 832억원에 불과했던 총 매출액은 지난해 9664억원으로 뛰었다.
 
규모가 커지면서 외부의 시선도 따갑다. 경제개혁연대 강정민 연구원은 “한화그룹이 한화S&C를 통해 3세 승계구도를 만들고 사업까지 확장(개별시장에서의 독과점 형성 및 국민경제 차원에서의 경제력 집중 심화)하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올해 알짜 광고대행 자회사인 한컴도 팔았다. 또한 내부거래 비율을 줄이기 위해 외부 매출 확대 방안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진형 사장의 발언으로 한화그룹의 내부거래 비중 축소 의지도 시험대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한편 한화그룹 측은 한화S&C와의 거래 문제로 주진형 사장의 경질을 시도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날 주진형 사장은 “원래 임기는 내년 3월 말까지”라면서 “제가 이 회사에 올 때 임기보장을 요구했고 (그룹에서 보장해 주기로) 약속을 했다. 이사회에서 잘 판단해서 결정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해 내년 3월까지는 물러날 생각이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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