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계약 맺은 에쿠스, 세 달만에 교체 지시…계열사 우회 구매 비판도

21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이 국가보훈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는 조남풍 회장이 취임 직후 기존에 임대한 차량의 계약을 해지하고 새 차량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1억2000만원이 소요됐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조남풍 회장은 지난 4월 취임 직후 기존에 재향군인회가 임대해 사용하고 있던 에쿠스 VS500 차량의 렌트 계약을 해지했다. 계약 해지 이유는 ‘예산 절감’이었다.
이 차량은 전임 박세환 회장이 재임 중이던 지난 1월 4년간 월 269만원의 렌트료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AJ렌터카와 계약을 맺은 차량이었다. 하지만 조남풍 회장의 지시로 세 달도 채 사용하지 못한 이 차량에 대한 계약은 해지됐다. 위약금으로 무려 4312만원이 나갔다.
여기에 김기준 의원에 따르면 조남풍 회장은 기존에 재향군인회가 갖고 있던 오피러스 차량을 이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차량 변경을 지시하는 알 수 없는 행보를 보였다. 5900억원 대의 부채로 시름을 앓고 있는 재향군인회 본부는 산하 업체인 중앙고속을 통해 8000여만원을 들여 제네시스 G380 프레스티지를 구입했다. 이 차량은 재향군인회에 기증됐다.
중앙고속이 작성한 내부문서에는 차량 구입 배경에 대해 “본회(재향군인회) 재정 악화에 따른 신규 차량 구입 곤란에 따라 신규차량을 구입했으며 기부를 통해 본회 활동에 기여하는 차원”이라고 명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약금과 구입 비용 등을 종합하면 4년간 계약을 맺은 차량을 굳이 세 달만에 교체하는 데에 총 1억2000만원이 들어간 셈이다.
김기준 의원은 “재향군인회원들의 복지에 사용돼야 할 돈이 조남풍 회장 한 사람에게 사용된 것에 대해 관리감독기관인 국가보훈처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가보훈처는 임용 꼼수 의혹이나 금권 선거 의혹이 불거졌음에도 미적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실제 어떤 조치가 내려질지는 미지수다.
현재 국가보훈처는 조남풍 회장의 직무정지를 검토하거나 시사하고 있지만, 관련법상 포괄적인 감독·명령 기능이 삭제된 재향군인회법이 최근 발효돼 법제처에 국가보훈처의 직무정지 권한에 대한 유권해석을 맡긴 상태다.
한편 조남풍 회장은 기존 에쿠스의 임대료가 1억6000만원 수준이라 빚이 많은 재향군인회 형편상 격에 맞지 않아 계약을 해지했고 이후 오피러스가 장거리 운행 등에 적절치 않아 제네시스를 구입했다고 밝혔다. 또한 조남풍 회장은 추가 비용으로 지나친 금액이 들어간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장기적으로는 아끼는 결과가 된다”고 답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