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채권단·IMM-소액주주 갈등 격화
대한전선, 채권단·IMM-소액주주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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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가치 급락에 소액주주들만 곡소리
▲ 한전선이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하고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PE)를 새 주인으로 맞을 채비에 한창인 가운데, 소액주주들이 주식 평가 가치가 지나치게 낮게 매겨져 큰 손해를 봤다며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뉴시스
창립 60주년을 맞은 대한전선이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하고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PE)를 새 주인으로 맞을 채비에 한창인 가운데, 소액주주들이 주식 평가 가치가 지나치게 낮게 매겨져 큰 손해를 봤다며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 소액주주들은 최근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채권단들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법적 대응 준비에 나선 상황이다. 대한전선 소액주주들은 총 5만여명으로 추산된다.
 
대한전선 채권단은 거래정지 기간 중에 5:1 감자와 액면 감액 등을 단행했다. 여기에 지난달 11일 공시를 통해 인수사인 IMM PE에 3000억원(6억주), 채권단에 800억원(1억6000만주)의 제3자 배정신주발행을 감액된 액면가인 500원에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로 인해 IMM PE와 채권단은 총 주식수 대비 97%의 지분율을 갖게 된다. 주식수로는 7억6000만주가 발행된다. 향후 주가가 상승하면 그만큼 채권단은 주가하락으로 인한 투자손실을 만회할 수 있게 된다.
 
◆갑자기 왜 300원 평가가 나왔나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이번 제3자 배정 신주발행에 참여가 제한돼 큰 피해를 보게 된 상태다. 실제 소액주주들의 지분율은 대규모 감자에 이은 이번 대규모 신주발행으로 49%에서 3%로 뚝 떨어지게 된다.
 
현재 소액주주들은 대한전선 매각 과정에서 IMM PE가 인수사로 선정되고 난 후 외부평가기관이 평가한 주당 평균가격이 500원으로 크게 떨어진 점에 의문을 품고 있다.
 
지난해 12월 매매거래 정지 당시 가격은 1200원이었다. 지난 1월 5대1 감자를 거치면서 6000원의 가격이 유지됐다.
 
하지만 IMM PE가 인수사로 선정되고 난 후 외부평가기관인 삼정KMPG는 주당 평균가격을 300원으로 책정했다. 결국 유상증자는 최소 액면가인 500억원으로 이뤄진다. 소액주주들은 이 과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삼정KMPG는 9개월 째 거래가 없는 시가를 기초로 증자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해 대한전선을 비상장사로 간주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2분기에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흑자전환했고 우발채무로 잡혔던 옛 신한종금빌딩이나 남부터미널 부지 등의 자산을 매각해 자산 건전성이 눈에 띄게 좋아진 상황에서 이 같은 평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유상증자에 참여도 제한된 소액주주들은 1700만주를 보유하고 있던 상황이 그대로 유지되는 반면 비슷한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채권단과 IMM PE는 7억6000만주를 새롭게 취득하면서 총 97%의 지분율을 갖게 된다. 한 소액주주는 “회사 사정이 눈에 띄게 좋아졌는데 주식 가치가 10배 이상 떨어진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 소액주주들은 여기에 채권단 관리 하에서 분식회계가 발생돼 채권단의 책임이 큰데도 오히려 이득은 채권단이 다 가져가고 소액주주들은 큰 손실만 입게 됐다며 채권단을 검찰에 고발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2억 투자해 500만원 남았다”
소액주주들은 여기에 채권단 관리 하에서 분식회계가 발생돼 채권단의 책임이 큰데도 오히려 이득은 채권단이 다 가져가고 소액주주들은 큰 손실만 입게 됐다며 채권단을 검찰에 고발했다.
 
소액주주들은 매각 과정에서 2년이나 지난 분식회계가 불거져 나와 주식거래가 정지되는 등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계속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대한전선의 2700억원대의 분식회계 사건은 오너 일가의 기업을 부당하게 지원해 돈을 떼이게 된 것을 가리킨다. 재무구조개선이 한창이던 2011~2012년 사이 대한전선은 오너일가의 기업을 지원하느라 매출채권의 대손충당금과 재고자산 평가손실을 과소 계상했다.
 
결국 대한전선은 대한전선은 금융위원회로부터 과징금 20억원과 대표이사 해임권고, 검찰고발 등의 조치를 부과받았다. 주식거래도 지난해 12월 4일부터 거래 정지 상태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도 돈이 줄줄 새나가는 동안 감독기관인 채권단은 이를 알지 못했다는 질타를 받았다.
 
소액주주들은 “과거 채권은행단 관리 상태에서 분식 회계가 발생하였고 손실 회계처리까지 완료한 것으로 보아서 채권단은 경영진의 분식회계를 알고 있었고 관리 책임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증권거래소가 회계 부정을 알았음에도 2년이 지난 매각 시점에 이를 발표하고 거래 중지를 한 것에 대한 성토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소액주주들은 다음 아고라에 청원 글을 올리고 국회 등에서 1인 시위를 펼치는 등 매각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들을 널리 알리기 위해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한 소액주주는 “2억을 투자했지만 500만원만 남았다”면서 “대한민국에서는 주식을 하면 절대 안 된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편 오는 25일 IMM PE가 유상증자 대금을 납임하면 대한전선 인수가 마무리된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내달 21일이다. 소액주주들은 이날 열리는 주주총회에 참석해 소액주주들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궐기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채권단이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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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는 살아있다 2015-09-24 09:57:29
반드시 이땅에 정의는 다시 살아나야합니다. 정부는 이런 사기같은 매각에 더이상 가만히 두고 보고만 있음안됩니다. 그러면 제2,제3의 자살자 발생하고 사회 문제로 발전할것입니다.

김정순 2015-09-24 09:36:30
기업이 국민에게 사기를 치는 군요.법의 사각지대입니다. 정부나 관계기관은 기업에 맞서 울분에 떠는 투자자들에게 해결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작은 일 같으나 그렇지 못할 때는 함께 기업의 잘못을 잡지 못 할 뿐 아니라 어떤 방법으로든 법을 피하면 된다는 기업의 범법적 사고 가 팽배 할 것이며 결국 투자저하가 국가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결국 양극화 문제가 시작 되는 단초가 되구요.

썩어가는 대한 2015-09-24 09:16:27
정의의 이름으로 천민 자본주의의 싹을 잘라내라

이장폐천 2015-09-24 08:52:27
하나은행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하는구나......

대한민국 2015-09-24 08:46:35
검찰은 진실을 밝혀야 한다! 채권단은 명백히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대한민국이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