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GE 지분 처리 난항에 아예 매각되나
현대카드, GE 지분 처리 난항에 아예 매각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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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대이동 일어날까…신세계 등 구체적 후보도 여럿 거론돼
▲ 카드업계 3위 현대카드를 소유한 현대차그룹이 조만간 현대카드 경영권을 넘길 수 있다는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면서 카드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카드업계 3위 현대카드를 소유한 현대차그룹이 조만간 현대카드 경영권을 넘길 수 있다는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면서 카드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5년 현대차그룹과의 합작 차원에서 현대카드 지분 43%를 매입한 GE는 합작이 종료된 지난해 말 이후 현대카드 지분을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이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지분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36.96%, 기아차 11.48%, 현대커머셜 5.54% 등 현대카드 지분의 53.98%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GE의 지분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이처럼 현대차그룹이 최대 주주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분에 관심이 있는 입장에서는 지분을 사 봤자 경영권을 가져올 수 없기 때문에 크게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에 현대차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그룹 지분을 포함해 경영권 자체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GE캐피탈이 보유한 지분 43%의 처리 문제를 두고 제3의 투자자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기에 현대차그룹 지분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GE 지분 매각 난항…현대차, 아예 현대카드 매각하나
GE가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지난 2005년 현대카드 지분 43%를 인수한 지 10여년 만이다. 2004년 GE는 현대차그룹과의 합작 차원에서 2004년 현대캐피탈 지분 43.3%를 6200억에 매입했고 다음 해인 2005년에는 6783억원을 들여 현대카드 지분 43%를 인수했다.
 
당시 10년으로 설정된 지분 계약 기간은 지난해 말 만료됐다. 여기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부문의 손실이 커지자 사업 축소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GE는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지분도 정리하기로 하고 현대차에 보유지분을 모두 인수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현대카드 지분은 인수하지 않고 현대캐피탈 지분만 인수키로 했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점유율과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는 현대카드보다는 주력 사업인 자동차 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현대캐피탈이 훨씬 중요하다. 현대카드는 지속적인 점유율 하락으로 2위 삼성카드와의 격차가 상당히 벌어진 1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회원 수도 1000만명이 넘던 과거와 달리 700만명 대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카드사들과 잇따라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협상을 결렬시키며 사실상 자동차 복합할부금융이 폐지된 상태라 독주 체제를 달리고 있는 현대캐피탈의 그룹 내 위상은 더욱 공고해진 상태다.
 
이에 현대차그룹이 현대카드 지분까지 함께 넘겨 GE 지분 정리라는 문제도 해결하고 매각 금액으로 현대캐피탈 지분을 사올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힘을 얻고 있다. 이미 GE 지분 처리가 수 달째 진척이 없는 만큼 현대차그룹이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차그룹이 GE의 현대캐피탈 지분을 되사오는 데 필요한 금액은 8000억원 대로 추산된다.
 
◆할부금융 뛰어든 현대카드 행보 ‘눈길’
 
▲ 현대캐피탈의 그룹 내 위상은 더욱 공고해진 상태라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이 현대카드 지분까지 함께 넘겨 GE 지분 정리라는 문제도 해결하고 매각 금액으로 현대캐피탈 지분을 사올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힘을 얻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여기에 최근 현대카드가 할부금융업과 시설대여업, 신기술사업금융업을 등록한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는 상태다.
 
최근 현대카드는 다른 카드사들이 이미 등록한 할부금융업 등의 사업 목적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할부금융업 등 캐피탈 업무 영역은 이미 현대캐피탈이 영위하고 있어 지금까지 같은 계열사인 현대카드는 굳이 이 사업들을 등록하지 않았다.
 
이에 현대카드가 매각을 염두에 두고 미리 사전 포석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금까지 BC카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전업카드사들은 할부금융업을 영위해 왔다. BC카드가 카드 프로세싱을 담당하는 카드사라는 점에서 사실상 현대카드만 제외하고 전업계 카드사가 모두 할부금융을 해 왔다. 이는 현대차그룹에 현대캐피탈이 있었기 때문인데, 여기에 현대카드가 갑작스레 뛰어든 셈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이에 대한 반론도 나온다.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상품이 사실상 폐지되면서 현대캐피탈이 독주하고 있는 데에 대해 카드사들이 자체 복합할부상품으로 반격카드를 준비하고 있는 흐름의 일환이라는 얘기다. 카드사들이 자체 복합할부상품을 내놓으면서 현대캐피탈의 독주를 견제하는 흐름이 지속될 경우 이를 막지 못할 바에야 현대카드도 이에 뛰어드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한국거래소의 지분 매각 조회 공시 요구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이 같은 등록이 이뤄졌다는 점은 예사롭지 않다는 평가다. 현대카드는 이에 대해 “현대캐피탈과 겹치지 않는 선에서 할부금융 영업을 하곘다”고 밝힌 바 있지만 카드업계에서는 현대카드의 행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신세계·푸본 등 유력 후보 거론돼
이미 시장에서는 구체적인 인수 후보들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력 후보 1순위로는 신세계그룹이 꼽히고 있다. 신세계는 실제 현대카드 지분 인수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검토해 왔으며 실무자간 협상도 수 차례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제휴카드를 좀처럼 출시하지 않던 현대카드가 지난 5월 ‘이마트 e카드’를 내놓은 것도 신세계와의 지분 인수 협상에 따른 사전 포석이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신세계는 과거 신세계백화점 시절 국내 첫 신용카드를 선보인 바 있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카드사업부를 매각한 바 있다. 이후 2003년 삼성카드 증자에도 참여했고 신세계파이낸스를 자회사로 설립해 카드업에 재진출했다가 부실 누적으로 옛 한미은행에 카드사업부를 250억원에 매각한 전력이 있다.
 
또한 최근 신세계는 신세계페이를 선보이며 간편결제 시장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이에 신세계백화점이나 이마트 등 유통부문 및 모바일 결제 부문과의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다시 카드업 진출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현대라이프의 2200억원 대 유상증자에 참여한 바 있는 대만의 푸본그룹도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배우 고소영 씨가 광고모델로 나섰다가 계약을 해지했던 일로 알려진 일본계 금융그룹 J트러스트나 NH농협금융도 현대카드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지난해 GE 지분 인수 협상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진 스페인의 산탄데르 은행 역시 잠재적 후보자로 꼽힌다. 산탄데르 은행은 영국과 독일 등 유럽 지역에서 현대캐피탈과 합작해 현대캐피탈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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