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력 부족‧안전사고 대응 미숙 논란 숙제

30일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건설의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 신세계그룹이 송도에 복합쇼핑몰을 짓기로 한데 따른 수혜를 입게 된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5000억원을 들여 인천 송도에 복합쇼핑몰을 2019년까지 완공하기로 했다. 이 복합쇼핑몰은 송도국제도시 인천대입구역에 있는 5만9600㎡ 부지에 세워진다.
신세계그룹은 인천 송도뿐 아니라 2016년 경기 하남과 동대구역사에, 2017년 고양삼송에 복합쇼피몰을 열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은 2016년부터 전국에 10개의 복합쇼핑몰을 차례로 열 계획이다.
박용희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신세계건설에 그룹의 공사결정은 강력한 수주 동력으로 작용한다”며 “내년부터는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외주 사업장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생력 부족은 숙제
이같은 실적개선이 내부거래로 이뤄져 있다는 점은 신세계건설이 풀어야할 숙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이마트 및 이마트의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에 건설수익 2298억원(2분기 말 기준)을 올렸다. 이는 2분기 누적 매출인 4835억원의 47.5%에 달한다. 모기업인 이마트 및 이마트 관계사와의 거래가 주 수입원인 셈이다.
그러나 정부의 골목상권 침해 규제로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의 신규점포 출점이 제한되면서, 신세계건설은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2013년 2월 750억원을 조달한 서울 길음동 주상복합 개발사업과 2500억원 가량의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골프장 건설에 뛰어들었으나 대규모 손실을 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부채비율이 2000%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건설은 지난 6월 500억원의 영구채를 발행하면서 긴급수혈에 나섰다. 증권가에서는 신세계건설이 2016년까지 수익성을 개선해 부채비율을 200~30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2012년 최대주주를 제외한 일반주주들에게 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한 이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신세계건설이 올해부터 내부 수주를 통해 실적이 개선될 경우 일반 투자자들에게 배당을 다시 시작하게 될 지 관심을 쏠리는 이유다.
◆안전사고 미숙한 대응 논란도
신세계건설의 매출이 대부분 안방에서 나와 ‘온실 속 화초로 성장해 자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안전문제’에 대해서도 부각된다. 그룹 측의 든든한 지원으로 쉽게 수주를 따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관리에 소홀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품질, 기술력, 안전교육 등 전반적인 건설사업의 노하우와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중견 건설사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공사장에서 발생해 근로자 12명을 다치게 한 붕괴사고는 ‘인재(人災)’였다.
지난 24일 이 사고가 ‘용접 불량’ 탓이었다는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가 나왔는데, 건설사고조사위는 지하 5층 바닥슬래브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던 중 슬래브 아래 철골보가 기울어진 이유가 철골보 지지용 브라켓이 벽체 엄지말뚝(기둥)에 제대로 용접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건설사고조사위는 용접해야 할 부분의 22∼25%만 용접되거나 용접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시공자(신세계건설)는 용접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감리자(동우이앤씨)도 최종 검측 때 용접 부실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부산시 해운대구 신세계 센텀시티점 확장공사 현장에서 한 근로자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당시 신세계건설의 미숙한 사고 대응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A씨가 콘크리트 바닥으로 추락한 것을 지나던 행인이 119에 신고했는데, 당시 신고자는 119로 전화를 걸어 “현장에 추락 환자가 있는데 신고를 하지 않고 다른 조치도 하지 않는 것 같아 신고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조 씨는 머리를 심하게 다쳐 의식이 없었지만, 호흡과 맥박은 살아 있었고 미리 도착한 효성시티병원 응급차에 실려 있었다는 게 당시 구조대 관계자의 말이다.
이후 조 씨는 119구급차로 옮겨져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해운대백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이와 관련해 당시 신세계건설이 안전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통상 건설 현장은 사고 발생 시 119와 지정병원에 동시 신고하게 돼 있는데, 현장 직원과 감독관들은 119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사고 현장과 지정병원인 효성시티병원까지는 2.5㎞가량 떨어져 있어 출동에 5~10분이 소요되는 반면, 센텀119구조대는 직선거리로 400여m 거리에 있어 1~2분이면 현장 도착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119구급센터에 먼저 연락을 취했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다는 얘기다.
소방당국의 한 관계자는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조치하느냐가 생사를 가를 수 있다”며 “사고가 빈번한 건설현장의 경우 재빠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사포커스 / 신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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