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 속 화초’ 신세계건설, 재도약 발목 잡나
‘온실 속 화초’ 신세계건설, 재도약 발목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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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력 부족‧안전사고 대응 미숙 논란 숙제
▲ 신세계건설이 모기업인 신세계그룹의 건설 물량을 수주하면서 실적개선에 대한 증권가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매출의 대부분이 내부거래로 올린 점에 대해 ‘온실 속 화초’라는 지적이 여전히 제기된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신세계건설이 모기업인 신세계그룹의 건설 물량을 수주하면서 실적개선에 대한 증권가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골프장 건설 등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 부채비율이 심각한 수준까지 치솟았던 점을 감안하면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기회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매출의 대부분이 내부거래로 올린 점에 대해서는 ‘온실 속 화초’라는 지적이 여전히 제기된다.
 
30일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건설의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 신세계그룹이 송도에 복합쇼핑몰을 짓기로 한데 따른 수혜를 입게 된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5000억원을 들여 인천 송도에 복합쇼핑몰을 2019년까지 완공하기로 했다. 이 복합쇼핑몰은 송도국제도시 인천대입구역에 있는 5만9600㎡ 부지에 세워진다.
 
신세계그룹은 인천 송도뿐 아니라 2016년 경기 하남과 동대구역사에, 2017년 고양삼송에 복합쇼피몰을 열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은 2016년부터 전국에 10개의 복합쇼핑몰을 차례로 열 계획이다.
 
박용희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신세계건설에 그룹의 공사결정은 강력한 수주 동력으로 작용한다”며 “내년부터는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외주 사업장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생력 부족은 숙제
이같은 실적개선이 내부거래로 이뤄져 있다는 점은 신세계건설이 풀어야할 숙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이마트 및 이마트의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에 건설수익 2298억원(2분기 말 기준)을 올렸다. 이는 2분기 누적 매출인 4835억원의 47.5%에 달한다. 모기업인 이마트 및 이마트 관계사와의 거래가 주 수입원인 셈이다.
 
그러나 정부의 골목상권 침해 규제로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의 신규점포 출점이 제한되면서, 신세계건설은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2013년 2월 750억원을 조달한 서울 길음동 주상복합 개발사업과 2500억원 가량의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골프장 건설에 뛰어들었으나 대규모 손실을 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부채비율이 2000%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건설은 지난 6월 500억원의 영구채를 발행하면서 긴급수혈에 나섰다. 증권가에서는 신세계건설이 2016년까지 수익성을 개선해 부채비율을 200~30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2012년 최대주주를 제외한 일반주주들에게 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한 이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신세계건설이 올해부터 내부 수주를 통해 실적이 개선될 경우 일반 투자자들에게 배당을 다시 시작하게 될 지 관심을 쏠리는 이유다.
 
◆안전사고 미숙한 대응 논란도
신세계건설의 매출이 대부분 안방에서 나와 ‘온실 속 화초로 성장해 자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안전문제’에 대해서도 부각된다. 그룹 측의 든든한 지원으로 쉽게 수주를 따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관리에 소홀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품질, 기술력, 안전교육 등 전반적인 건설사업의 노하우와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중견 건설사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공사장에서 발생해 근로자 12명을 다치게 한 붕괴사고는 ‘인재(人災)’였다.
 
지난 24일 이 사고가 ‘용접 불량’ 탓이었다는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가 나왔는데, 건설사고조사위는 지하 5층 바닥슬래브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던 중 슬래브 아래 철골보가 기울어진 이유가 철골보 지지용 브라켓이 벽체 엄지말뚝(기둥)에 제대로 용접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건설사고조사위는 용접해야 할 부분의 22∼25%만 용접되거나 용접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시공자(신세계건설)는 용접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감리자(동우이앤씨)도 최종 검측 때 용접 부실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 지난 7월 31일 대구시 동구 신천동 동대구역 환승센터 공사현장에서 시멘트 골조 작업 중이던 인부 11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건설현상 총괄책임자가 사고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지난 2월에는 부산시 해운대구 신세계 센텀시티점 확장공사 현장에서 한 근로자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당시 신세계건설의 미숙한 사고 대응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A씨가 콘크리트 바닥으로 추락한 것을 지나던 행인이 119에 신고했는데, 당시 신고자는 119로 전화를 걸어 “현장에 추락 환자가 있는데 신고를 하지 않고 다른 조치도 하지 않는 것 같아 신고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조 씨는 머리를 심하게 다쳐 의식이 없었지만, 호흡과 맥박은 살아 있었고 미리 도착한 효성시티병원 응급차에 실려 있었다는 게 당시 구조대 관계자의 말이다.
 
이후 조 씨는 119구급차로 옮겨져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해운대백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이와 관련해 당시 신세계건설이 안전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통상 건설 현장은 사고 발생 시 119와 지정병원에 동시 신고하게 돼 있는데, 현장 직원과 감독관들은 119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사고 현장과 지정병원인 효성시티병원까지는 2.5㎞가량 떨어져 있어 출동에 5~10분이 소요되는 반면, 센텀119구조대는 직선거리로 400여m 거리에 있어 1~2분이면 현장 도착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119구급센터에 먼저 연락을 취했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다는 얘기다.
 
소방당국의 한 관계자는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조치하느냐가 생사를 가를 수 있다”며 “사고가 빈번한 건설현장의 경우 재빠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사포커스 / 신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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