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광윤사 등기이사서 해임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신 회장을 대신할 신임 이사로 이소베 테츠씨가 선임했다. 이소베 테츠씨는 신 총괄회장의 비서로 20년 이상 신 총괄회장을 보필한 인물로 알려졌다.
다만 신동주 회장이 이번 광윤사 주총을 통해 칼을 뽑아들었다고는 하나 단칼에 롯데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가져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광윤사를 비롯한 그룹 관계사 중 누가 더 많은 우군을 확보하느냐에 이번 경영권 쟁탈전의 승패가 갈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신동주, 광윤사 지분 ‘50%+1주’ 보유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광윤사 주총은 14일 오전 9시 30분 도교도 지요다구에 있는 광윤사 담당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열렸다. 주총의 장본인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회의가 시작되기 약 1시간 전에 회의장에 도착했다.
주주총회와 관련해 SDJ코퍼레이션은 지난 12일 “두 가지 안건이 상정될 것”이라며 “신 회장의 이사직 해임이 상정되고, 신 회장을 대신할 새로운 이사 선임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광윤사 정관에 따르면 이사직 해임 및 신규 이사 선임은 의결권을 가진 주주의 과분수가 주주총회에 출석하고, 이들 중 과반수의 찬성을 얻으면 통과된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현재 광윤사 지분 50%를 보유 중이다. 이에 이미 이날 주총에서 신동주 회장의 해임안 통과는 유력했었다.
주주총회 후 곧바로 개최된 광윤사 이사회에서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소유한 광윤사 주식 가운데 1주를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매각하는 안건이 의결됐다. 신 전 부회장을 광윤사 대표로 선임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이로써 신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광윤사 지분 ‘50%+1주’를 보유하게 됐고 신 총괄회장은 ‘0.8%-1주’를 보유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SDJ코퍼레이션은 “광윤사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통한 결정 사안들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에 대한 절대적 지원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1주는 장남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상징적으로 의미함과 동시에, 신동주 회장이 최대주주의 위치에서 롯데홀딩스에 대한 다양한 조치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2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일각에서 일련의 조치들로 인해 롯데홀딩스나 롯데그룹의 기업가치 훼손 우려를 제기하지만, 이러한 사태의 시작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과욕으로 비롯됐다”며 “신동빈 회장의 과욕으로 발생한 모든 불합리한 부분들을 해소하고, 창업자인 신격호 총괄회장님의 지위를 원위치 시킬 것이며, 기업 가치 훼손 등 이러한 비용에 대한 책임은 모두 신동빈 회장에게 철저하게 물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이 같은 입장은 12일 오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상생 2020’ 선포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경영투명성 제고”라며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은)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박인 것으로 풀이된다.
◆ 신동빈의 확신, 흔들림 없나

반면 신동주 회장의 동생 신동빈 회장을 향한 첫 반격으로 표현되는 ‘광윤사 주주총회’지만, 신동빈 회장 측은 무시로 일관하고 있는 모양새다.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롯데홀딩스의 경영권을 장악했기 때문에 광윤사 이사직 해임은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롯데홀딩스의 지분 28.1%를 보유하고 있는 광윤사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신동주가 50%, 신동빈이 38.8%,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신동주·신동빈의 어머니)가 10%, 신격호 총괄회장 약 1%, 장학재단 0.08% 등으로 구성돼있다.
또한 현재까지 알려진 롯데홀딩스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들 내역을 살펴보면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임원지주회(6%),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10.7%), 5개 관계사(20.1%), 가족(7.1%), 롯데재단(0.2%) 등이다.
가족 지분율이 신격호(0.4%), 신동주(1.6%), 신동빈(1.4%)으로 미미한 점을 고려하면 신격호-신동주, 신동빈 양 진영 모두 자신의 지분으로 경영권 쟁탈전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광윤사와 그 관계사 등 ‘자기편’의 지분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신동빈 회장 측은 종업원지주회 지분 등 롯데홀딩스 주식의 과반이 이미 신동빈 회장에 대한 우호 지분이기 때문에 광윤사의 주총이나 이사회 결과가 경영권 분쟁의 큰 흐름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SDJ코퍼레이션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주 회장을 지지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이후 신 회장에게 정당성이 없다는 사실이 알려질 경우 종업원지주회사를 포함한 관계사 주주들의 의사도 바뀔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는 상황이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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