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개선 뚜렷…과거 영광 되찾을까 관심 집중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동부하이텍의 실적은 눈에 띄는 상승곡선을 그렸다. 동부하이텍의 상반기 연결 누적기준 매출은 2968억원을 기록, 전년동기(2623억원) 대비 13.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61억원(전년동기 111억원·315.3%↑), 당기순이익은 865억원(-285·흑자전환)을 기록했다.
동부하이텍의 실적개선은 지난해부터 뚜렷이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은 5677억원을 기록해 전년 4937억원보다 1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56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증권가에서는 동부하이텍의 실적이 올 3분기 역시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교보증권은 동부하이텍의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6.2% 증가한 1718억원, 영업이익은 252.5% 늘어난 433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8인치 파운드리 시장호조로 주문량 증가에 따른 가동률 상승, 제품믹스 개선에 따른 ASP(평균판매단가) 상승, 달러강세 등의 효과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 ‘독자생존’이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매각 자체를 진중하게 고민해봐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 인수설 ‘솔솔’
동부그룹은 지난 2013년 유동성 위기에 몰리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계열사 매각을 추진했는데, 이 때 동부하이텍도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당시 중국기업 등이 관심을 보이기도 했지만 높은 부채가 부담으로 작용해 2차례에 걸친 매각 추진이 무산된 바 있다.
재매각에 나설 경우, 좋은 조건에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업계에서 SK하이닉스가 동부하이텍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다.
동부하이텍이 최근 실적이 향상되고 있는 데다 주가도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물론, 이같은 인수설마저 제기되자 예상보다 높은 인수비용을 받고 매각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실린다. 관계사들은 현재까지 인수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또 추석 연휴 기간 세계적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 본사가 위치한 네덜란드 펠트호벤에 방문해 주목 받기도 했다.
업계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만약 SK하이닉스가 동부하이텍을 인수하게 되면 비메모리 분야 확대를 꾀할 수 있고, 향후 사물인터넷 시장이 확장될 경우 시너지 효과가 증폭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룹 재건 발판되나
동부하이텍이 독자 생존에 나설 경우 그룹 제조부문 재건에 초석이 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동부그룹은 과거 60여 계열사를 거느리며 재계 서열 17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최근 2년 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부그룹은 강력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그룹 모태인 동부건설, 제조부문 핵심 기업인 동부제철 등 계열사들의 경영권을 잃었다. 이에 따라 최근 1년 사이 계열사는 절반 가까이 줄었다. 자산 규모도 18조원에서 14조원으로 줄었고, 재계 순위는 20위 밖으로 밀려났다.
동부익스프레스는 지난 9월 본입찰을 진행, 단독으로 응찰한 현대백화점 측과 인수협상을 진행 중이다. 동부팜한농 역시 매각을 위한 막바지 작업 중이다.
이에 따라 그룹 제조부문에서 기대해 볼 수 있는 건 동부하이텍, 동부대우전자 정도다. 그러나 지난해 순손실을 기록한 동부대우전자보다는 꾸준한 실적향상을 보이고 있는 동부하이텍에 거는 기대가 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부그룹은 동부하이텍의 매각을 두고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룹에 남게 될 경우 제조부문을 이끌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시사포커스 / 신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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