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상무, 범한판토스 ‘벌크업’ 청신호
LG 구광모 상무, 범한판토스 ‘벌크업’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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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한판토스 커지는 덩치에 경영권 승계 전망 밝아져
▲ LG상사로 편입된 물류사 범한판토스가 하이로지스틱스를 인수키로 하면서 차기 후계자로 꼽히는 LG 구광모 상무의 경영권 승계에도 청신호가 들어오고 있다. ⓒLG
LG상사로 편입된 물류사 범한판토스가 하이로지스틱스를 인수키로 하면서 차기 후계자로 꼽히는 LG 구광모 상무의 경영권 승계에도 청신호가 들어오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범한판토스는 이르면 이달 내로 이사회를 열고 LG그룹의 물류 자회사 하이로지스틱스의 인수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경우 계약 체결은 내달 초로 예상된다.
 
하이로지스틱스는 LG전자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범한판토스는 지분 100%를 전부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거래 규모는 10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인수가 성사되면 범한판토스는 LG그룹의 유일한 물류사로 등극한다. 특히 범한판토스의 덩치가 커질 것이 확실시되면서, 지난 5월 범한판토스가 LG상사에 넘어갈 당시 별도로 지분 7% 정도를 개인적으로 매입했던 구광모 상무의 경영권 승계 로드맵이 한층 더 밝아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광모 상무, 범한판토스 지분 7% 사들여
당초 범한판토스는 여행사 레드캡투어의 최대 주주인 범LG가 구본호 씨가 50.9%, 어머니 조원희 씨가 46.1%의 지분을 갖고 있던 방계 회사였다.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동생인 고(故) 구정회 씨 일가가 1977년부터 운영해 왔으며 지난 5월 이전까지는 구정회 씨의 3남 고 구자현 씨의 부인 조원희 회장과 아들 구본호 씨가 지분 대다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범LG가의 물류 회사였다는 점에서 범한판토스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LG그룹 계열사의 물류를 전담하는 업체로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려 왔다. 2013년 매출 2조400여억원에 영업이익 592억원을 기록하는 등 알짜 회사로 손꼽혀 왔다.

2012년에는 미국 Armstrong & Associates 15위에 오르고 가트너 선정 2년 연속 ‘세계 12대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에 LG상사가 지난해 11월 범한판토스 인수를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증권가의 호평이 잇따랐다.
 
주목할 만한 점은 당초 6~8천억원 대의 자금으로 82% 지분 전량을 인수할 것으로 예측됐던 LG상사가 51%만 인수키로 하면서 나머지 지분을 총수 일가 등이 사들였다는 점이다. LG상사는 지난 5월 범한판토스 지분 51%를 3147억원에 인수했다.
 
나머지 31.1%는 LG그룹 오너가 4세 구광모 상무를 포함한 총수 일가와 우호 지분 세력이 사들였다. 총수 일가가 참여한 부분은 19% 정도로 당시 구광모 상무는 7% 정도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자체에도 호평 이어져
 
▲ LG 지분 6.03%를 보유하고 있는 구광모 상무는 LG그룹 구본무 회장 등의 보유한 LG 지분을 물려받아야 한다. ⓒLG
이에 당시에도 일각에서는 LG그룹의 범한판토스 인수가 구광모 상무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 바 있다. 지주사인 LG의 지분 확보를 위해 자금이 필요한 구광모 상무가 범한판토스 지분을 인수해 추후 상장 등을 통해 이를 활용, 승계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물론 LG그룹 측은 승계를 위한 인수는 아니라고 부인했다. 당시 LG상사 관계자는 “자원 개발 및 무역업과의 시너지가 크고 수익성이 높은 신사업을 발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실제로 LG상사의 범한판토스 인수는 호평 일색이다. 증권가에서는 잇따라 올해 하반기에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던 LG상사가 범한판토스 덕을 톡톡히 볼 것이라는 예측이 잇따라 나왔다.
 
여기에 하이로지스틱스까지 품에 안으면서 범한판토스는 날개를 달게 됐다. 인수가 성사되면 범한판토스는 현재 맡고 있는 LG그룹의 해운·항공 물류 뿐 아니라 하이로지스틱스가 강점을 갖고 있던 국내 육상 물류도 맡게 된다.
 
하이로지스틱스는 지난해 매출 4125억원 가운데 90%가 넘는 3725억원을 LG전자·LG화학·LG하우시스·LG생활건강 등 LG그룹 계열사로부터 벌어들였다. 범한판토스는 지난해 매출 1조9372억원, 영업이익 611억원을 거둬들였다. 노른자위끼리 합쳐 또 다른 노른자위의 탄생을 예고하는 셈이다.
 
◆범한판토스, 덩치 키워 승계 자금줄 되나
여기에 일정한 매출원을 확보한 범한판토스가 향후 덩치를 더 키워 IPO를 추진하게 되면 구광모 상무 지분 가치도 훌쩍 뛸 것이 사실상 확실시된다. 이에 온전히 승계를 위한 인수는 아니었겠지만 적어도 82% 전량 인수 방침에서 51% 인수로 돌아선 LG상사의 결정이 일석이조를 노린 것 아니었겠냐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경영권 승계를 위해 LG그룹의 지주사인 LG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구광모 상무는 LG 지분 6.03%를 보유하고 있다. 향후 경영권을 확고히 넘겨받기 위해서는 LG그룹 구본무 회장 등의 보유한 LG 지분을 물려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상속세로만 1조원이 넘는 금액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구광모 상무는 그간 LG 지분을 꾸준히 늘려왔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구광모 상무는 2012년 국내로 돌아온 뒤 LG 지분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지난해 2월 말부터 최근까지 1년여 간 지분율을 꾸준히 늘렸다. 장내 매도,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증여 등 여러 방안이 동원됐다.
 
이에 막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야 하는 구광모 상무로서는 범한판토스의 덩치가 커질수록 나쁠 것이 없다. 이에 아직은 30대로 젊은 나이인 구광모 상무의 지분 승계의 핵심이 장기적으로는 범한판토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LG그룹 측은 꾸준히 당분간 범한판토스의 상장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아직 구광모 상무가 젊고 경영능력을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구본무 회장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점도 경영권 승계의 로드맵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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