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비위 사실 26건 공개…발표 전 사퇴로 징계 피해

13일 한국투자공사에 따르면 전날 감사원은 한국투자공사 운영 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안홍철 전 사장의 비위 행위를 공직후보자 관리에 활용토록 인사혁신처에 통보할 것을 요청했다. 감사원의 감사가 개시된 지 4달여 만이다.
하지만 이미 안홍철 전 사장은 감사원이 감사위원회가 열렸던 지난 6일 돌연 사의를 표명하고 사퇴한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오랫 동안 사퇴를 거부하던 안홍철 전 사장이 감사원 감사 결과가 불리하게 나오자 조치가 취해지기 전에 미리 사퇴하는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초 해임 건의를 하려던 감사원은 이미 안홍철 사장이 사퇴해서 징계를 할 수 없는 만큼 기획재정부에 안홍철 전 사장의 공공기관 재취업을 제한해줄 것을 요청했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 안홍철 전 사장은 경영 전반에서 비위의 정도가 심각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특히 감사원은 투자 관련 업무는 물론 조직관리 등에서도 비리가 심각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감사원이 공개한 문제점은 모두 26건에 달하고 관련자 7명은 소속 기관에 문책이 요구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안홍철 전 사장은 규정상 투자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실무위원회에 참석해 특정 자산운용사에 대한 투자 증액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결과 투자액이 1700억원 가량에서 두 배로 늘었으며 자산운용사로 선정된 미국의 기업사냥꾼 투자사는 상당액의 손실을 야기했다. 안홍철 전 사장이 참석한 투자실무위원회는 총 31회에 달하며 50개 안건의 심의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국투자공사는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원자재 분야에 직접투자방식으로 투자해 대규모 손실을 발생시키고 실적 보고를 부풀리기 위해 공식 수익률도 허위로 공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력직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응시자와 이해관계가 있는 직원을 면접위원으로 참여시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화 출장 논란을 빚었던 부분도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다. 안홍철 전 사장은 지난해 투자를 검토하고 있던 회사가 운영하는 프랑스 파리의 호텔에 100만원 가량의 숙박료를 내고 2100만원짜리 로열 스위트룸에 묵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투자 대상 회사 소유의 홍콩 호텔에 26만원을 내고 1469만원짜리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 묵었다.
이는 부적절한 접대로까지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안홍철 전 사장은 호텔 측이 알아서 업그레이드한 것이라며 접대 의혹을 부인하고 자산운용사 선정 과정에도 개입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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