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 시 방북하는 역대 3번째 유엔사무총장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이날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반 총장이 오래전부터 방북 의사를 타진해왔고, 그 요청을 북한이 수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이어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의 스위스 유학 시절 후견인 역할을 했던 리 외무상이 반 총장의 평양방문을 직접 주선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북한의 국내 정치 환경이 비교적 안정돼 있고, 남북 관계와 국제적 이해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FA는 “김정은 제1비서가 권력 장악에 대한 자신감을 가진 상태에서 반 총장을 평양으로 불러들여 체제선전에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반 사무총장이 남한에서 대통령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방송은 “반 총장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제1비서와 면담할 경우 북한 핵 문제와 남북한 통일 관련 논의를 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체육과 지식 강국 건설을 표방하는 김정은 정권이 올해 부족한 식량을 유엔 국제구호기금에서 타내기 위해 반 총장을 초청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한편 유엔은 전날 반 총장의 방북설과 관련해 홈페이지에 대변인 명의로 공지를 띄워 “사무총장은 남북 간 대화를 강화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돕기 위해서라면 어떤 노력도 할 준비가 돼 있단 점을 항상 말해왔다”고 원론적 입장을 전한 뒤 “(방북과 관련) 지금 밝힐 내용이 없다”고 반응을 내놓은 바 있다.
우리 정부는 16일 이런 유엔의 메시지에 대해 “문구가 이례적으로 모호해 분석이 쉽지 않다”면서도 “방북설이 맞다면 유엔과 북한 당국이 자체적으로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반 총장이 한국의 교류협력법상 외국법인에 취업해 업무 중인 것으로 돼 있어 북한 방문시 통일부장관이나 재외공관장에게 출발 3일 전까지 신고서 제출만 하면 되는데 아직까지는 아무 것도 신고된 바가 없어 ‘방북설’ 진위여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반 총장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유엔 사무총장으로선 1979년 쿠르트 발트하임(오스트리아), 1993년 부트로스 갈리(이집트)에 이은 세 번째가 되는데, 앞서 지난 5월 반 총장은 개성공단 방문을 추진했다가 북측의 갑작스런 불허 통보로 무산된 적이 있어 이번에 확실히 방북이 이뤄질지는 끝까지 지켜봐야 될 것으로 보인다.[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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