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한 달만 상장 철회 5곳 달해

30일 큐리언트는 “수요 예측을 실시했지만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웠다”면서 공모를 연기하고 상장 철회를 공식화했다. 이로써 11월 한 달간 상장 철회를 공식화한 업체는 5곳으로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한국거래소가 올해 상장 목표치를 의식, 지나친 공개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량 기업으로 평가받던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을 철회하거나 상장 후 저조한 주가로 시름을 앓고 있어 거래소가 시장을 냉각시키고 있다는 볼멘 소리까지 나온다.
상장 계획을 세우던 KIS정보통신은 지난 27일 상장을 내년으로 연기한다는 발표를 내놨다. 나이스그룹의 자회사인 KIS정보통신은 지난 25일부터 기관을 상대로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신통치 않은 결과가 나오자 공모를 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밴 사들은 카드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카드사들의 수수료 인하 압박에 시달리고 있어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런 데도 거래소가 의욕을 보이며 상장을 추진했다가 결국 철회로 이어지면서 안 하느니 못한 상황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루이까또즈’로 널리 알려진 태진인터내셔널과 차이나크리스탈, 펜젠도 이달 상장 철회를 공식화한 바 있다.
거래소는 연초 월 12곳에 가까운 170개사 상장이라는 목표치를 제시한 바 있다. 코스피 20개, 코스닥 100개, 코넥스 50개다. 이에 증권사들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상장 전담팀들을 늘리고 공모가를 실제 가치보다 높게 제시하는 소위 ‘공모가 뻥튀기’가 빈번해졌다.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현재 시장에서는 공모가를 하회하는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 유앤아이는 공모가 대비 20%를 상회하는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고 네오오토는 30%의 손실률을 나타내고 있다. 11월 상장 종목 16곳 중 7곳이 부실 공모주로 평가되고 있어 공모주 시장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거래소는 형평성 시비까지 휘말리기도 했다. 내달 28일 상장하는 잇츠스킨의 경우 거래소가 상장 예비심사 청구로부터 약 21영업일 만에 상장 적격성 판정을 내줘 특혜 논란이 일었다. 통상적으로 예비심사로부터 상장 적격성 판정까지는 30~40일 가량 소요된다. 잇츠스킨의 경우 패스트 트랙 적용 기준에도 미치지 못해 이 같은 심사 기간은 유일무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장 실적은 2002년 IT 버블 시대 이후로 최대인 코스피 13개와 코스닥 80개로 지난해 상장 실적을 크게 넘어섰지만, 무리한 상장 추진의 여파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현재도 10곳이 넘는 회사들이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상장 철회 기업은 더욱 늘어날 여지가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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