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원 사장 취임으로 2006년부터 모두 금융위 출신 독식

7일 한국증권금융에 따르면 정지원 전 위원은 최근 사장 자리에 공식 취임하고 업무를 개시했다. 임기는 3년으로 정지원 사장은 오는 2018년까지 사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1962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편에 속하는 정지원 사장은 부산 대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밴더빌트대에서 경제학 석사, 로욜라대에서 법학 석사를 취득했다.
정지원 사장은 행시 27회 출신으로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을 거쳐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금융위 기획조정관, 금융서비스 국장을 역임했다.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이처럼 정지원 사장은 국내외 금융정책 등을 담당하면서 금융 전반에 대해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사장 선임 전 공모 절차를 진행할 때부터 정지원 전 위원의 내정설로 낙하산 논란이 일었던 바 있어 노조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한국증권금융은 2004년부터 사장 공모제를 실시했지만 2006년부터 단 한 번도 금융위 출신 이외의 인사가 사장으로 선임된 적이 없어 공모제가 유명무실하고 관치금융 관행이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06년부터 24대 이두형 전 사장, 25대 김영과 전 사장, 26대 박재식 전 사장에 이어 27대 정지원 신임 사장까지 모두 금융위 출신이다. 이두형 전 사장은 금융위 기획행정실 실장을 역임했고 김영과 전 사장과 박재식 전 사장은 모두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출신이다.
한국증권금융은 은행권과 증권사가 34~35%씩 지분을 보유한 민간기업으로 주식투자자들의 예탁금을 보관하고 이를 대출해 수익을 올리는 업무를 맡고 있다. 정부기관 출신 공무원의 취업이 가능한 공직유관단체이기는 하지만 엄연히 민간기업으로 금융위 출신이 10년 이상 사장직을 독식하는 것은 관치금융이나 다름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노조 역시 지난달 성명서에서 정지원 사장의 선임을 반대하며 “사실상 무늬만 공모제이지 실제로는 밀실에서 자기들끼리 짜고 치는 고스톱인 ‘공모제(共謀制)’”라고 꼬집고 전문성과 대외 업무추진력을 겸비한 인사를 선임해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노조는 “사추위가 공정성과 투명성을 퇴색시킬 경우 전면적인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 출신이 사장직에 내려오면서 한국증권금융이 예탁금 관리나 금융기관 대출 등의 독점적 기능을 유지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는 반론도 나온다. 특히 정지원 사장은 금융위 내에서도 능력을 인정받고 있고 후배들과의 관계도 원만해 결국 회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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