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기공식…부족한 투자 불균형 등은 숙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1일 인천 송도 본사에서 제3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이 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인 18만ℓ의 바이오 플랜트로, 오는 2017년 완공 예정이다.
예정대로 오는 2018년 공장 가동을 시작하게 되면, 삼성은 현재 가동 중인 제1공장(3만ℓ)과 내년 상반기 가동 예정인 2공장(15만ℓ)까지 더해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36만ℓ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업체 측은 2018년 시장점유율이 32%로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20년 매출 1조원, 영업이익 4000억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제3공장이 풀가동되는 2025년에는 매출 2조원, 영업이익 9000억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장기적으로 4, 5공장 증설 투자 및 사업영역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 바이오산업 ‘올인’
일반적으로 바이오의약 사업은 ‘고(高)위험·고(高)수익’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제약 사업은 연구개발(R&D)에 들어가는 비용이 막대한데, 실제 판매까지 이르는 데에는 ‘임상시험’ 및 약효 검증 등의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로부터 판매 승인을 거치는 단계도 거쳐야한다. 바이오약품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하나를 개발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약 2000억원이다.
이런 어려움에도 삼성이 바이오산업에 그룹의 명운을 건 까닭은 이 시장이 가진 성장성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제약업계 시장전문 조사기관인 ‘이밸류에이트 파르마’에 따르면 세계 제약시장 규모는 총 7810억달러(지난해 기준)이며, 이 가운데 바이오는 1790억달러(약 211조399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제약시장의 23%를 차지하는 수치다. 대당 3000만원짜리 중형자동차로 치면 약 6000만대 시장규모다.
바이오 분야만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825억 달러)의 2.2배 규모인 셈이다. 더욱이 오는 2020년엔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780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바이오 의약품 위주로 사업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특허가 만료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중심으로 바이오 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시장 규모 역시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 바이오 의약품 시장규모는 2조원에 달한다. 국내 의약품 시장의 11%를 차지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성장잠재력은 매우 높다는 평가다. 특히 항체 바이오 시밀러와 유전자치료제, 세포배양백신 같은 첨단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우리의 세계적인 기술력과 경쟁력이 입증되고 있어 전망은 더 밝다.

◆정부도 팔 걷어붙였다
정부의 지원 사격도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정부는 바이오·의료기기 산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선정, 육성할 방침이다.
바이오기술은 난치질환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해 국민수명의 질적 향상과 국민 행복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특히 IT산업을 이어받아 우리 경제를 살릴 구원투수로 2024년 세계 바이오시장은 우리나라 3대 수출효자 시장보다 커질 것이란 게 전문가의 견해다.
이제 막 구조적인 성장기에 진입한 바이오산업은 현재까지 절대강자는 없다는 평가다. 하지만 고령화사회에 진입하면서 바이오는 ICT 기반의 경제발전을 넘어서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점쳐지는 산업이다. 그런 만큼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해당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사격은 든든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정부는 국내 바이오의약품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뿐만 아니라 대학, 연구소 등 산업계 전반에 대한 지원과 소통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강조했다.
과감한 규제개선과 지속적인 연구개발 지원, 현장이 필요로 하는 인력양성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산업을 우리 경제발전을 주도하는 핵심산업으로 육성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박 대통령은 “IT 산업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바이오의약품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과감하게 뛰어든 도전과 혁신은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과 전후방 산업의 동반성장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0년까지 바이오와 의료기기 산업을 세계 수준으로 높이는 게 핵심이다. 급성장하는 세계 바이오·의료기기 시장을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선점한다. 바이오화학 국제 경쟁력도 석유화학 수준으로 높인다.
미래부, 복지부, 산업부 등은 올해 공동으로 ‘바이오 미래전략’을 마련, 유전자 치료제 등 아직 절대적 강자가 없는 태동기 기술을 집중 육성키로 했다.
◆풀어야 할 숙제도 많아
다만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국내의 경우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 의지에 따라 바이오기술 수준은 높아졌지만 바이오산업에 대한 공급 이해당사자, 소비자 등의 사회적 수용성은 다소 미흡한 실정이다.
줄기세포 치료제나 바이오시밀러를 제외하고는 정부의 지원이 부족한 투자의 불균형도 당면 과제다. 또한 민간 R&D 투자가 저조해 정부 지원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상황은 큰 약점으로 지목된다.
유명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새롭게 개발되는 기술이나 정부 정책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을 높여 민간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이해당사자들간의 소통은 물론, 국민건강과 복지 증진 등 공익적 목적과 글로벌 시장 개척 등 산업발전 목적을 병행 추진할 때 완성도 높은 국가전략이 수립되고 바이오경제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시사포커스 / 신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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