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회장 “미래에셋도 대우도 버릴 생각 없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합병 증권사 사명을 미래에셋대우증권으로 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현주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미래에셋과 대우라는 이름 모두 버릴 생각이 없다며 미래에셋대우증권으로 간판을 바꿔 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우증권은 한국 증권의 역사와 같다”고 덧붙였다.
이는 박현주 회장이 증권업계 역사에서 대우증권이라는 브랜드가 주는 무게감을 버리지 않고 살리겠다는 포석을 둔 것으로 평가된다. 대우증권은 오랜 기간 국내에서 선두권 증권사로서 자리매김해왔고 증권업계의 사관학교로 불릴 만큼 막강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대우증권 임직원의 사기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오랜 기간의 진통 끝에 합병을 이뤄낸 KEB하나은행은 역사와 규모에서 우위에 있던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을 고려, 협상 과정에서 외환 또는 KEB라는 이름을 살리겠다고 약속했고 실제 KEB라는 영문약자가 합병법인의 새 사명으로 정해졌다.
현재 대우증권 노조도 미래에셋증권으로의 인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내달 초에는 총파업 투표까지 진행한다.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노조의 반대를 무마시켜야 하는 미래에셋 입장에서는 사명에서 ‘대우’를 살림으로써 대우증권 임직원들의 상실감을 배려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박현주 회장은 대우증권 인수 후 구조조정을 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현주 회장은 “처음부터 구조조정을 할 생각이 없었다”고 밝히고 “만약 이번에 대우증권 인수를 못 했을 경우 700~750명의 경력직을 채용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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