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폭탄선언, SK 흔들릴까
최태원 회장 폭탄선언, SK 흔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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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소영 관장 이혼거부 의사에 소송시 지배구조 파급효과 주목
▲ 최태원 회장이 공개적으로 혼외자식을 언급하고 이혼 의사를 밝히면서 SK그룹 지배구조에 미칠 영향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최태원 회장이 공개적으로 혼외자식을 언급하고 이혼 의사를 밝히면서 SK그룹 지배구조에 미칠 영향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세계일보에 6살의 혼외자식이 있음을 밝히고 노소영 관장과의 결혼생활을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은 미국 시카고 대학교 유학시절 만나 지난 1988년 결혼에 골인했으며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노소영 관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이다.
 
느닷없는 폭탄 선언에 깜짝 놀란 재계는 이번 고백이 향후 SK그룹의 지배구조에 어떠한 영향이 미칠지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노소영 관장은 모든 것이 본인이 부족한 탓이라면서도 세 아이의 엄마로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이혼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법조계에서는 노소영 관장이 이혼을 거부할 경우 상황이 소송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에 따라 이혼 소송이 본격화되면 위자료 문제가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 같은 전망에 폭탄 선언 당일 대표 계열사인 SK텔레콤의 주가가 출렁이기도 했다.
 
◆당장 지배구조 위협은 없을 듯
대체적으로 그룹 안팎에서는 이혼 소송이 진행되더라도 당장 SK그룹의 지배구조가 바뀔 가능성은 적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세 자녀와 막내 딸이 모두 어리고 상속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녀 최윤정 씨는 26세, 차녀 최민정 씨는 24세, 장남 최인근 씨는 20세다. 아직 상속 등을 논하기에는 어리다.
 
또한 실제 노소영 관장이 소송 과정에서 최태원 회장의 SK㈜ 지분의 절반 가량을 요구한다고 가정해도 경영권 방어에는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태원 회장은 SK그룹 지주사인 SK 주식 1646만5472주(23.40%)를 보유하고 있다. 또 SK케미칼 1만1861주(0.05%), SK케미칼 우선주 8만7515주(3.11%), SK텔레콤 100주 등을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이 보유한 이들 계열사 지분 가치는 SK 4조1905억원 등 총 4조1942억원에 육박한다.
 
반면 노소영 관장은 SK 8616주(0.01%), SK이노베이션 8000주(0.01%) 등 32억4000만원어치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SK그룹은 올해 지주사인 SK㈜와 그 위에 있던 SKC&C를 합병했다. 이로써 최 회장의 지분율은 32.9%에서 23.4%로 낮아졌다.
 
노소영 관장이 최태원 회장의 지분의 절반인 11.7%를 요구한다고 가정해도 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의 주식(7.46%)을 합치면 최대주주 지분은 19.2%가 돼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
 
▲ 다만 실제 노소영 관장이 소송 과정에서 최태원 회장의 SK㈜ 지분의 절반 가량을 요구한다고 가정해도 경영권 방어에는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시스
◆불확실성 노출은 부담
단 지분율이 축소되면 그만큼 불확실성에 노출될 수 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이 11%에 머물렀던 지난 2003년 당시 영국계 자산운용사 소버린은 SK㈜의 지분 14.99%를 전격 매집하고 최태원 그룹 회장 퇴진 등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SK그룹을 압박한 바 있다.
 
과반 의결권을 확보하려면 ‘50%+1주’ 수준의 지분을 보유해야 하고 특별결의 정족수만 충족하려 해도 33% 이상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지분이 현재보다 낮아지게 될 경우 어떤 형식으로든 회사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같은 우려로 폭탄 선언이 나온 전날 오전 유가증권시장에서 SK텔레콤은 5%대, SK이노베이션과 SK는 1%대의 낙폭을 보였다.
 
또한 실제 노소영 관장이 단순히 절반의 지분 이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의 SK그룹이 있기까지 자신의 기여도가 상당하다는 점에서다. SK그룹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퇴임 이듬해인 19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한 바 있다. 대체적으로 노소영 관장의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인식이 많다.
 
과거 상장사 오너의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의 경우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은 2006년 전 부인에게 53억원의 재산을 떼어줬고 김택진 NC소프트 대표는 회사 지분 1.76%(300억원)를 전 부인 몫으로 분할했다. 임창완전 유니퀘스트 대표이사는 지분 7.63%(50억원)를 전 부인 몫으로 줬다.
 
통상적으로 법원은 재산 분할의 경우 결혼 생활 파탄의 잘못이 누구에게 있느냐와 별개로 재산 형성 기여도를 고려한다. 결혼생활이 20년을 넘길 경우 배우자가 분할 받을 수 있는 재산은 50% 선이 관행이다.
 
더욱이 최태원 회장은 혼외 자식 등으로 이혼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으므로 어떤 이혼방식을 진행하든 일정 규모의 위자료도 노소영 관장에게 지급해야 한다. 배우자가 재산 증식에 크게 기여했거나 재산 분할분 안에 위자료가 포함되어 있다면 그 비중이 더 올라갈 수도 있다.
 
다만 한 증권사 연구원은 “재산분할에 따른 시나리오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혼합의는 물론 노소영 관장의 재산형성 기여도도 아직 명확하게 계산되지 않은 현 시점은 지배구조 변화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는 있겠으나 계열사 주가는 결국 펀더멘탈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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