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악화로 결국 1년여 만에 경영정상화 돌입

4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구조조정에 나선다.
지난해 6월 메르스 사태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한 아시아나항공은 경쟁격화에 따른 수익 감소에 따라 지점 통폐합, 희망퇴직, 무급휴직, 항공기 업그레이드 등 다방면에 걸친 경영 정상화 방안을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희망퇴직은 창사 이래 처음이라는 점에서 위기의식의 심각성을 실감케 한다. 업계 일부에서는 감원 규모가 최대 1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정상화 방안에는 2017년까지 2년간 국내외 150여개 지점을 100여개로 줄이는 지점 통폐합 계획이나 에어서울과의 항공 노선 조정, 임원 차량지원 중단 등이 담겨 있다.
또한 지난 2010년부터 2014년 말까지 진행된 자율협약 기간 동안 제대로 된 항공기 투자를 하지 못해 경쟁력이 약화됐다고 판단, 초대형 기종인 A380을 제외한 여객기의 일등석을 없애거나 장거리노선 비즈니스클래스를 침대형 좌석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등 하드웨어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는다. 경영정상화를 통한 연간 손익 개선 효과는 1,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아시아나항공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실적 악화 탓에 재무구조가 급속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아시아나항공은 매출 3조8889억원, 영업이익 17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6.1%, 23.6% 감소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부채는 6조3600억원으로 10% 이상 증가, 부채비율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이 불과 1년여 전인 2014년 말 자율협약을 종료했음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일각에서는 채권단의 자율협약 졸업 결정이 성급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012년 506%에서 2014년 715%로 증가, 부채비율 600% 이하 등 자율협약 졸업을 위한 일부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자본규모는 9356억원에서 7947억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2014년 회계상 반영된 결손금이 2582억원에 달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여전히 채권단에 5000억원 이상의 빚을 지고 있다.
당시 채권단 측은 “회사 측이 자율협약 종료를 제의해 실사를 마친 후 결론을 내렸다”면서 “일부 요건을 충족하지는 못했지만 회사가 정상궤도에 들어선 상태라 자율협약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부채비율 600% 이하 등 2가지 요건은 충족하지 못했지만 자체 신용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고 모회사인 금호산업의 경영 정상화가 달성돼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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