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그룹, 무리한 산행에 직원 사망 ‘시끌’
대보그룹, 무리한 산행에 직원 사망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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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등규 회장 지시로 휴일 산행하다 숨져
▲ 대보그룹이 무리한 산행으로 직원이 숨진 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보그룹 홈페이지
최등규 회장이 회삿돈 200억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끝에 재판을 받고 있는 대보그룹이 이번에는 무리한 산행으로 직원이 숨진 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성탄절 휴일이던 지난달 25일 대보그룹 계열사인 대보정보통신 사업부 김모(42) 차장이 그룹 차원의 지리산 천왕봉 등산 도중 돌연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대보그룹 직원들에 따르면 당시 직원들 120여 명은 새벽 4시부터 등산을 시작했고 8시경 김 씨가 갑자기 쓰러졌다. 김 씨는 구조헬기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이미 숨졌다. 경찰은 김 씨의 사인을 심근경색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부검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유족들은 평소 최등규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산행을 강요해 벌어진 참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씨는 평소 건강했으며 당시 버스에서 쪽잠을 자고 새벽부터 산에 올라 화를 당했다는 주장이다. 김 씨는 지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노조위원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의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한 직원은 최등규 회장의 지시로 강제적 등산이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며 행사에 참가를 하지 못할 경우 자비로 별도로 지리산에 가서 천왕봉 등정 인증샷을 찍어 제출해야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점심시간 엘리베이터 사용이 금지되는 등 체중 감량과 관련한 지시가 있었다는 얘기도 나왔다.
 
논란이 일자 대보그룹 측은 산행 지시가 있었던 점은 맞다면서도 건강상의 이유로 빠질 수 있는 행사였고 35년 간 한 번도 사고가 난 적이 없었다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평소에도 최등규 회장이 건강을 중시해 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휴일에 무리한 등산을 지시한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대보그룹은 6일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 유가족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글을 홈페이지에 띄웠다. 또한 산재가 인정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는 뜻도 덧붙였다.
 
대보그룹은 직원들의 체력 증진과 화합 등을 위해 30여 년간 매년 10월과 12월 1·2차로 나누어 그룹 차원에서 지리산 종주를 실시해 왔다. 지난해 참여했던 인원은 총 500여명 가량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보그룹은 ‘기업의 경쟁력은 직원 개개인의 강한 체력에서 시작된다’는 기업철학을 바탕으로 6월 창립기념일 10㎞ 마라톤과 비만직원 특별 관리 등 임직원 건강관리 등을 시행하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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