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 등락, IM 부진…CE 부문은 견조한 성장세

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53조원, 영업이익 6조1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 매출은 2.55%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무려 17.46%나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에 비해 지난해 4분기에는 반도체와 LCD 등의 부품 가격 하락으로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놨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5분기 만이다.
아직 상세실적이 나오지 않아 정확하게 반도체 부문 실적 하락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업계에서는 D램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함에 따라 지난해 4분기의 DS 부문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의 3조6600억원보다 크게 줄어든 3조원대 초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D램 가격은 1년여 전에 비해 50% 가량 급락한 상태다.
여기에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이익이 감소했고 환율요인이 감소한 것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지난해 연간 실적은 감소세를 보였던 2014년에 비해 성장세를 보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26조37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4년에 비해 5.35% 늘어난 수준이다. 매출은 200조3400억원으로 2014년에 비해 2.85% 감소했지만 4년 연속 200조원대를 지켜낸 것은 성과라는 평가다.
◆DS 부문, 등락 거듭한 한 해
대체적으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번 4분기 실적을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으로 보는 분위기다. 특히 반도체 가격이 폭락하면서 지난해 3분기 IT·모바일 부문의 부진을 만회했던 DS 부문이 부진을 보이는 등 최근 흐름이 좋지 않다는 점은 올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지난해 초부터 질주를 거듭해 왔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의 프리미엄 모델군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형제인 IT·모바일 부문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DS 부문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실제 DS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까지 5분기 연속으로 성장했고 이 기간 영업이익 성장률은 무려 97%에 달했다. 같은 기간 매출 역시 37%나 성장했다. 휴대폰 사업이 부진을 보였음에도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7조원대를 회복한 것은 오로지 반도체의 공이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최근에는 세계 시장이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보급형 위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모바일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어 DS 부문의 전망에도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가격(4GB DDR3 기준)은 지난해 말 1.87달러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연초에 비해 반토막 난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이 40%에 가까운 점을 감안하면 DS 부문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더욱이 올해 역시 D램 시장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D램 시장은 지난해 475억달러에서 386억달러로 18%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DS 부문의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은 이유다.
◆IM 부문, 부진 탈출구 찾기 골몰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2조4020억원을 기록했던 IT·모바일 부문은 지난해 4분기 2조원에서 2조300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갤럭시S6 등 프리미엄 모델의 판매가 줄고 중저가 모델의 판매가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박유악 메리츠금융증권 애널리스트는 IT·모바일 부문의 부진이 예측되고 있는 것에 대해 갤럭시노트5 및 중저가 스마트폰의 재고 소진을 위한 마케팅비 증가가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8000만대 수준으로 예상되며 이는 지난해 3분기에 비해 4% 정도 감소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서게 만든 것이 IT·모바일 부분인 만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등 부품사업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회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역시 갤럭시S5 등의 부진으로 2014년 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삼성전자를 살릴 비책으로 갤럭시S6를 꼽고 개발 및 판매 과정에 상당수 관여한 바 있다. 하지만 갤럭시S6의 판매량은 기대했던 것보다는 부진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이에 조만간 공개될 갤럭시S7은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을 판가름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는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지금보다 더 높일 수 있는지에 삼성전자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CE 부문, 견조한 성장세 이어가
반면 지난해 소비자가전사업부(CE) 부문은 수익성 개선을 지속적으로 이뤄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CE 부문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상승세를 유지, 6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판매량 증대를 이뤄내고 UHD(4K) TV가 확대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크리스마스 특수 등도 수익성 개선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는 프리미엄TV에만 적용되던 UHD 기술과 SUHD 기술을 일반 TV제품군으로 확대 적용하면서도 가격을 합리적으로 가져가면서 TV 판매량이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직전 분기보다도 판매량이 40%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CE부문은 지난해 1분기 1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2분기 2100억원, 3분기 3600억원 등 지속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왔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면서 올 한해 유일하게 좋은 흐름을 보인 부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실적도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TV 라인업 중 UHD TV 비중이 높아지면서 북미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고 브라질 올림픽과 유로 2016 등 대형 이벤트들이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에는 지난해처럼 고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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