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금융 사업부문 중심 구조조정…“지배구조 단순화 작업” 분석도

실제로 이 부회장의 그룹의 양대 축인 전자와 금융에만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해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3년 5월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면서 그룹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 과정에서 방산·화학 계열사를 매각했다.
지난 2014년 11월 한화그룹에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방위산업),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석유화학) 등 4개사를 1조9000억원에 팔았다. 지난해 10월에는 롯데그룹에 삼성정밀화학, 삼성비피(BP)화학, 삼성에스디아이(SDI)의 케미칼사업부문(별도법인으로 분리) 등 3개사를 3조원에 매각했다.
재계는 실용주의를 중시하는 이 부회장이 과거처럼 문어발식 사업 다각화보다는 핵심사업의 역량을 집중하는 경영노선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와 바이오, 금융 중심의 사업 재편과 함께 지배구조를 단순히 해 승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표적인 시나리오는 주택사업 부문 매각설과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설, 삼성물산·삼성SDS 합병설 등이다.
그간 삼성물산이 주택사업부를 매각한다는 얘기는 꾸준히 제기됐다. KCC와의 지분 맞교환 등 구체적인 매각 방식까지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설도 끊이지 않는다. 삼성SDS가 오너의 보유 지분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의 지분을 매각하기 전까지 11.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삼성SDS의 지분을 활용해 삼성전자 등 주요계열사와 합병,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할 수도 있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0.57%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삼성SDS의 지분 2.05%를 매각하면서 합병설은 주춤해졌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의 합병설도 계속해서 거론되는 것은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그룹 내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삼성물산→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로 이뤄져 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14년 합병에 실패했지만, 합병설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실권주가 발생하면 최대 3000억원까지 청약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실권주는 거의 발생하지 않아 이 자금은 고스란히 남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3000억원을 삼성물산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지분 매입이나 삼성엔지니어링에 별도의 방법으로 투자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을 살리면서 삼성중공업,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다시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 보안관련 계열사인 에스원, 삼성카드 매각설 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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