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의 계절 임박…납득 어려운 고액 배당 눈총
배당의 계절 임박…납득 어려운 고액 배당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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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사상 최대 규모 배당 잔치…두산家 수 백억 배당도 눈총
▲ 주총 시즌을 앞두고 기업들이 저마다 주총 안건과 함께 배당 방침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오너 일가나 모기업 등의 배만 불리는 고액 배당이 여전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주총 시즌을 앞두고 기업들이 저마다 주총 안건과 함께 배당 방침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이해하기 힘든 고액 배당이 여전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2015년 결산 기준으로 역대 최대인 6310억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2001년 지주사 출범 이후 최대 규모다.
 
이전까지 최고 주주 배당은 지난 2011년의 6295억원이었다. 지난해 1주당 배당금은 1200원으로 당기순이익 중 주주배당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배당성향은 24%까지 올랐다.
 
KB금융 역시 2014년의 3013억원을 넘어 3786억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이다. 1주당 배당금은 지난해 780원에서 980원으로 200원 올랐고 배당성향은 4년간 2배 이상 늘어난 23.2%가 됐다.
 
씨티은행도 은행권에 부는 사상 최대 규모의 배당 잔치에 동참한다. 씨티은행은 올해 1160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책정했다. 지난해 509억원 가량에 비해 2배 이상 폭증한 수준으로 지난 2011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배당금은 씨티은행 지분 99.98%를 보유한 최대주주 COIC(씨티그룹 자회사)로 흘러들어가는 구조다. 이밖에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역시 올해 배당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은행권이 역대 최저 수준의 저금리 속에서 순익이 감소하는 상황임에도 이처럼 배당을 늘리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42.6%나 줄었다. 카드사태로 은행들이 대거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 2003년(1조7000억원) 이후 가장 저조하다.
 
◆금융권, 전반적 배당잔치 열풍
금융권의 배당 잔치 열풍은 은행권 뿐 아니라 보험업계와 카드업계에도 불어닥치고 있다. 실적 악화 또는 실적 악화 가능성 속에서도 배당을 늘리거나 유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역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순익(1조2112억원)이 2014년(1조3375억원0에 비해 1000억원 이상 줄어들었지만 3328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정, 지난해 수준을 유지한다. 안방보험으로 넘어간 동양생명도 배당성향이 상승했다. 당기순익 1563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633억원을 배당, 배당성향이 35.5%에서 40.5%로 올라갔다.
 
삼성화재도 2214억원의 배당으로 배당성향이 23.7%에서 27.2%로 올랐고 배당 결정을 앞두고 있는 한화생명도 전년(1488억원)과 비슷한 수준의 배당을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4년 생보사들의 경우 3조2370억원의 순익 중 1조원 가량을 배당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고 올해도 이보다 배당성향이 늘 것이 확실시된다. 하지만 생보사들은 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52조원에 준비금을 추가로 쌓아야 하는 형국이라 이처럼 배당을 늘릴 여력이 있는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신한카드는 올해 9000억원 가량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2014년의 5501억원에 비해 1.5배 가량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인 6948억원보다도 훨씬 많은 수준으로 배당성향이 무려 129.53%다.
 
배당금은 신한카드 지분 100%를 소유한 신한금융으로 돌아간다. 더욱이 카드업계의 업황 부진과 수익성 감소 속에서 신한카드는 2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제휴할인 혜택을 축소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상황이라 따가운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 역시 지난해 벌어들인 이익의 절반이 넘는 금액을 배당하기로 하면서 수수료 인하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이 온당하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 두산그룹은 그룹의 어려움 속에 감원과 재무구조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으면서도 오너 일가는 배당 잔치를 벌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두산, 구조조정 중 오너 일가에 수 백억 배당
재계로 눈을 돌릴 경우 그룹 총수 일가의 지분이 높은 계열사의 배당액이 크게 오른 곳도 적지 않다.
 
최근 두산인프라코어의 가혹한 희망퇴직으로 화두에 올랐던 두산그룹은 그룹의 어려움 속에 감원과 재무구조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으면서도 오너 일가는 배당 잔치를 벌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1조원 가량의 순손실을 기록한 두산은 올해 913억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두산은 지분 3.65%를 보유한 박용만 회장을 비롯, 전체 주식의 44.05%가 오너 일가 소유로 돼 있다. 오너 일가가 가져가는 배당금만 4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배당을 늘린 35개 기업 중 24개가 오너 지분이 많은 계열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오너 지분이 많은 SK·LG·GS·두산·CJ 등 지주사들이 대부분 해당된다. 삼성전자와 현대글로비스 등도 목록에 포함돼 있다.
 
이에 삼성가와 LG가, 현대차 일가 등 오너 일가 일부는 계열사로부터 10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적과 주가가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국순당은 배당금 총액을 지난해보다 늘려 지분 43%를 보유한 배중호 대표 일가가 혜택을 볼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올해 수익성 개선으로 배당금을 늘린 락앤락은 지난해 실적이 악화됐을 때도 배당금을 늘렸던 점이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락앤락은 김준일 회장 일가가 6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잇츠스킨은 올해 총 167억2000만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이에 잇츠스킨 지분 80% 이상을 지배하고 있는 임병철 한불화장품 회장 일가가 받게 될 금액은 수 십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당금 증액이 대부분 오너 일가로 집중되면서 올해 중국 진출에 모색하기로 한 회사 입장에서 투자 여력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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