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출물량 감소 여부 촉각… 거점화 전략 등 대응책

지난해 세아제강은 미국에 약 15만톤에 달하는 송유관을 수출했다. 같은 기간 미국에 수출된 한국산 송유관이 모두 25만톤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세아제강이 해당 수출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세아제강의 전체 수출물량 가운데 70%가 미국에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자국 내 모든 송유관 건설프로젝트에 자국 내에서 제조된 장비와 재료를 사용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림에 따라 세아제강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송유관 건설 공사를 한다면, 그 송유관은 미국에서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가 인프라 확대를 공약한 바 있어 국내 철강업계는 수출 증가를 기대했으나 실제로는 정반대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행정명령이 의회에서 통과될지는 미지수지만, 지속적으로 대두되는 미국의 자국우선주의 강화는 세아제강의 수출 행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 최근 실적 부진 지속
지난 2014년 이후 실적 부진이 지속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아제강의 입장에서 볼 때,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다가오는 형국이다. 지난 9일 공시에 따르면 세아제강은 지난해 매출 1조7974억원, 영업이익 7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0.7% 소폭 증가했다.
문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2014년 이후 내리막길이라는 것이다. 2014년 2조4,531억원을 기록한 매출은 이듬해 2조1,917억원으로 줄어들었으며, 지난해는 2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4년 1,642억원을 기록한 후 이듬해부터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결과를 낳았다.
세아제강의 이러한 실적 부진은 자동차, 조선, 기계 등 연관수요산업의 불황과 저유가 추세에 따른 영향이 크다. 국내에서는 수요산업의 장기 침체로 최근 몇 년간 수요가 지속적으로 위축되어왔다. 게다가 특수강 계열사인 세아베스틸도 현대제철의 특수강 시장 진입 등으로 지난해부터 독보적인 국내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수출 역시 저유가 기조 아래 수요가 감소하면서 수출량이 상당부분 줄어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까지 대미 수출과 관련해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지난 수 년간 한국산 송유관에 반덤핑 판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국내 송유관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가 강화될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2월 미국은 한국산 송유관에 대해 2.53~6.23%에 달하는 반덤핑관세를 매긴 바 있다.
◆ 거점화 전략 등 대응책 마련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추세가 한층 강화됨에 따라 세아제강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세아제강은 지난해 말 미국 휴스턴 지역의 유정용 강관 제조 및 후처리 업체인 ‘라구나 튜뷸러 프로덕트 코퍼레이션’과 ‘OMK 튜브’를 약 1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전부터 미국에서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되자 미국 현지 강관업체 인수를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세아제강은 이처럼 미국의 자국우선주의 추세에 현지 강관공장 인수 등 거점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펼치는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동향을 지켜보면서 외교 차원의 정부의 대응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해외시장 동향도 주기적으로 파악할 방침이다. 계열사 세아베스틸이 새로운 수요처를 찾기 위해 글로벌 OEM 기업과 접촉하는 등 해외시장을 적극 발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그 일환으로 판단된다.
그간의 실적 부진과 관련해서는 최근 저유가 기조가 다소 개선되는 등 경영환경이 나아지고 있어 올해부터 부진에서 탈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R&D와 인재 육성, 원가경쟁력과 품질경쟁력 제고, 차별화 전략 실천, 고객 저변 확대 등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데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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