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 전국 곳곳서 제막식, 日정부 ‘적반하장’-朴정부 ‘굴복’에 더욱 탄력

삼일절에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에선 ‘위안부’ 합의 폐기와 함께 윤 장관에 대한 해임을 촉구했다. 이날 수요집회에 참가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시민 1천여명이 해임장에 서명했으며, 해임장을 외교부에 전달했다.
또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는 이날 오후 열린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해 단상에서 발언하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대한민국 주인은 누구인가. 우리 국민이다. 여러분이다. 박근혜는 심부름꾼 일도 못한다. 그런데 아주 마음대로 국민을 고생을 시킨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저는 15살에 일본군에 끌려가서 대만 신주 가미카제 부대로 갔다. 군인방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전기고문 등 갖은 고문을 당했다”며 끔찍했던 과거를 회상한 뒤, “박근혜 정부는 저희와 한마디 말도 없이 일본과 협상했다.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 여러분들 다 선조들이 다 끌려갔다. 저희들만 피해자가 아니고 여러분들도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5년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본 대사관 앞에서 ‘공식적으로 사죄하고 법적 배상하라’고 외쳤다. 저희는 명예회복을 해야 한다. 사죄 받아야 한다”며 박 대통령 탄핵 인용 및 법적 구속을 촉구했다.
이 할머니는 만세삼창을 한 뒤, 아리랑을 촛불집회 시민들과 열창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제 나이가 90인데요. 인권운동가로서 세계평화를 위해 여러분과 같이 오래오래 살겠다. 200년 살겠다”고 말하며 시민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삼일절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인근에서는 ‘맨발’ 침묵시위가 열렸다.
'소녀상을 지키는 부산시민행동'이 이날 주최한 <소녀상을 지키는 천 개의 의자> 3·1절 평화대회에선 1천개의 의자에 앉은 시민과 학생들이 일본영사관 앞에 세워진 소녀상처럼 모두 맨발로 뒤꿈치를 든 채 1분간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시민의 힘으로 소녀상을 지키자는 취지로 이번 행사를 열었다.
또 전국 각지에서 삼일절을 맞아 소녀상 건립식이 열려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당초 추진위는 대구의 번화가인 동성로에 소녀상을 세우려 했으나 중구청이 난색을 표했다. 결국 중구청이 제시한 2.28 공원안을 추진위가 받아들이면서 마무리됐다.
또 전남 여수에서도 소녀상 제막식이 열렸다. 제막식이 열린 곳은 여수시 중앙동 이순신광장이다. 여수 평화의 소녀상은 건립 추진위원회가 최근 10개월 동안 범시민 모금운동을 벌인 결과 만여 명이 참여해 9천800만원을 모아 설치했다.
또 이날 경남 진주시 진주시교육지원청 앞마당에도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기림상이 들어섰다. 기림상은 일제 강점기 ‘위안부’로 끌려갔던 여성과 세계 곳곳에서 전쟁으로 인권이 유린당하는 여성의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기림상은 진주시민 4천200여명의 성금 7천800만원으로 세워졌다.
경기 안양 중앙공원에서도 역시 소녀상 제막식이 열렸다. 3천500여명의 시민으로부터 약 5천만원을 모금해 건립했다.
또 지난달 27일에는 김해에서 한 이비인후과 원장이 사비를 들여 병원 내에 소녀상을 세우기도 했다. 건립 주체가 단체가 아닌 개인인 경우는 처음이며, 실내에 소녀상이 세워진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국내에는 현재 73개의 소녀상이 세워져 있으며,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가 꾸려진 곳도 전국에 상당수라 올해 세워질 소녀상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해외에는 소녀상이 17개 설치되어 있는데 미국 애틀랜타나 샌프란시스코에도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가 소녀상에 노골적인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한국 정부가 이에 굴복하는 모양새지만, 민간에서는 ‘아픈 역사를 잊지 말자’며 소녀상 확산에 힘쓰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 조기대선이 유력시됨에 따라,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이나 폐기 목소리도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유력 대선주자 대부분은 재협상이나 폐기를 촉구하고 있으며, 자유한국당 일부 주자들만 합의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