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에서 안정으로 임금반납 및 브랜드 체질 개선, 유시민 사외이사 영입

보해양조 3세 경영의 시작을 알리며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지난해 받은 성적표는 초라하다. 아직 취임 이후 첫해 성적표라 경영능력에 대해 평가하기엔 시기상조라는 말이 있지만 보해양조 앞에 놓여있는 현실을 보면 경영능력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임지선 대표이사 체제로 출발한 지난 첫해 오너 3세의 전형적인 트레이드마크인 공격적 경영 행보에 나섰지만 결과는 적자였다. 매출은 1155억 원으로 전년보다 6.7% 줄었다. 뼈아픈 것은 영업손실이 처음 적자로 돌아선 것. 적자액만 60억 원으로 지난 2011년 창해에탄올에 인수된 뒤 처음 적자전환 했다. 순손실도 적자로 돌아서며 90억원을 기록했다.
경영 첫해 적자로 돌아선 것을 두고 임 대표가 무리한 공격 행보가 독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직원들에게 돌아갔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보해양조는 매출부진을 이유로 임직원의 임금을 반납하기로 합의했다.
고통분담에 따른 자발적 동참으로 경영실적이 개선되면 임금 반납분을 되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말이 임금반납이지 임금삭감 이라는 말이 나온다.
최근 들어 주류업계는 내수침체와 주류시장 정체로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인력감축 구조조정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서 보해양조는 인력감축 칼 대신 임금반납 카드를 꺼내들었다. 임원진은 20∼30%, 직원은 10% 임금을 반납키로 했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국민술’ 소주의 매출이 지난 2015년 사상 처음으로 떨어진 이후 매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노사 협의를 통해 일방적 구조조정이 아닌 아름다운 상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올해 성적표에 따라 인력감축의 구조조정 ‘칼바람’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1분기 임 대표의 경영 성적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1분기는 과도한 마케팅비 지출로 적자전환 하면서 여파가 연말까지 이어졌다. ‘아홉시반’ ‘잎새주부라더’, ‘부라더#소다’, ‘복받은부라더’ 등 젊은 소비층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저도주·과실주 신제품으로 수도권 시장에 진출했지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지 못했다. 특히 아홉시반은 판매량이 급감해 생산 중단 조치를 내렸다.
취임 이후 첫해 성장통을 겪은 임 대표는 전통의 강자인 잎새주를 리뉴얼하고 단종됐던 보해골드를 10년만에 다시 출고해 재도약에 나선다.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주류시장에서 임 대표가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할지 1분기 실적이 올해 경영성적표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보해양조는 지난 2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임 대표는 재선임하고, 사외이사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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