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지난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의 1심 판결을 보고 여러분 모두 상심이 클 것으로 생각합니다. 경영진도 참담한 심경입니다."

지난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이재용 부회장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 받은 것에 대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28일 참담한 심경을 밝히며 임직원의 협조를 당부했다.

권 부회장은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변호인단은 '1심의 법리판단, 사실인정 모두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면서 항소를 결정했다"며 "불확실한 상황이 안타깝지만 우리 모두 흔들림 없이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다리자"고 말했다.

그는 "지금 회사가 처해 있는 대내외 경영환경은 우리가 충격과 당혹감에 빠져 있기에는 너무나 엄혹하다"며 "사상 초유의 위기를 헤쳐나가려면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큰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일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실 것을 당부한다"며 "경영진도 비상한 각오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이 이 부회장의 1심 공판 선고 이후 삼성 임직원을 향해 메시지를 전한 것은 총수 부재에 따른 위기론이 커지자 이를 다잡고 있을 수 있는 내부 동요를 사전에 차단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79년 창사 이래 총수 부재를 겪지 않았던 삼성이 첫 마닥뜨린 가혹한 현실을 뒤고 하고 위기 극복에 내부 결속 의미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하만 인수 이후 총수 부재 탓에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가 끊긴 상황이다. 이런점을 '사상 초유의 위기'로 간주하고 참담한 심경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 부재가 장기화 되면서 '옥중 경영'이 불가피한 가운데 일단 하반기는 권 부회장 체제로 움직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