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김경수, 안대희 등 차출론...전·현직 의원, 지자체장은 표밭갈이 한창

일단은 자유한국당에 유리한 지역이라 거론되는 한국당 소속 정치인들은 10여명이 넘는데도 거물급의 차출설 또한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부산, 경남지역의 민심 변화와 높은 정당지지도를 기반으로 승부를 걸만한 지역으로 꼽히면서 자천·타천 후보군이 거론되지만 보다 거물급의 차출설도 무성하다.
◆박원순 차출설, 야당 음모론?·김경수, 의원직 사퇴 부담· 공민배, 탄탄한 표밭 유력
여권에서는 창녕 출신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남지사 선거 차출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박 시장은 국정감사와 언론사 간담회 등 여러 경로를 통해 경남지사 출마 의사가 없다고 밝히면서 “경남지사 얘기가 왜 자꾸 나오는지 이해가 안 된다. 제가 다른 지자체에 가는 것은 뜬금없지 않나”라며 의아해 했다.
문재인 정부의 완전한 정권교체를 위해선 경남지방권력 교체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박 시장과 같은 거물급을 내세워야 한다는 시나리오가 정가에 떠돌고 있는데, 이와 관련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서울시 국정감사장에서 박 시장을 향해 “경남도지사 출마 계획있느냐, 없죠?”라고 묻고 “경남도지사 후보 차출설은 박 시장의 서울시장 3선 도전을 두려워하는 야당의 고도의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복심(腹心)으로 통하하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를 통틀어 도지사 후보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경수 의원(김해을)의 출마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하지만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을 도와야 하고 초선으로서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 부담이 작지 않기 때문에 고사하고 있지만 당 내에서는 ‘김경수 출마 불가피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국회의원이 중도에 지방선거에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며 출마에 여지를 남겨뒀다.
김 의원이 경남도지사가 될 경우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며 지방정부를 이끌면서 문 대통령을 보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그의 등판론에 계속 힘이 실리고 있다.
이들 인사들이 출마를 고사하는 데 비해 공민배 전 창원시장(63)은 일찌감치 출마선언을 하고 도내 각 행사장을 누비는 등 현재로서는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면서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12·19 경남도지사 보궐 선거 당시 야권 단일화를 위해 권영길 의원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공 전 시장은 경남 지역 당원들로부터 탄탄한 지지세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공 전 시장은 문 대통령의 경남고, 경희대 1년 후배로 40년 지기 이자 ‘반유신’ 투쟁 학생운동을 함께한 동지애적 관계이기도 하다. 이러한 관계는 현재진행형으로 문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까지 격식 없는 연락을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출마와 관련 적극적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평이다. 공 전 시장은 최근 본지와 전화를 통해 “지역을 누비면서 서울에도 주기적으로 올라가 지역과 중앙의 기반을 모두 다지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여기에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인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58), 창원이 고향인 설훈 의원(경기 부천원미을)도 거론되지만 출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정영훈 전 경남도당 위원장과 김조원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양문석 공공미디어연구소 이사장, 김기운 창원의창지역위원장, 허성무 전 경남 정무부지사, 허정도 전 경남도민일보 사장 등도 거론이 되고 있다. 출마를 기정사실화해 놓고 민주당 입당을 노리는 권민호 거제시장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안대희, 필승카드 부각 중 출마선언한 김영선·안홍준 전 의원 표밭 누벼
자유한국당은 중앙당 차원에서는 안대희 전 대법관의 출마설이 최근 부쩍 자주 나오고 있으며,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파괴력 있는 카드로 꼽히지만, 본인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는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다가 경남으로 차출 대상으로 변경됐는데 그가 함안 태생이라는 점이 주요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대선 주자급으로의 육성 가능성 등 소의 ‘확장성’ 부분에서도 안 전 대법관 띄우기가 필요하다는 풀이도 나온다.
한때 ‘국민검사’로 이름을 날리며 대검 중수부장을 역임한 그를 염두에 둔 ‘한국당 새판짜기’는 거론되는 자당 후보군이 여권의 후보군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고 판단한데다 홍준표 대표가 종종 언급했던 경륜, 나이, 개혁성 등 어떤 중책을 맡겨도 잘 소화할 수 있는 적임자란 평가에서다.
한편 김영선·안홍준·윤한홍 전·현직 의원은 출마를 공식화하고 지역을 누비고 있다.
김영선 전 국회의원은 당내 여성 최초로 내년 6·13 지방선거에 경남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경남 거창 출신이자 4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김 전 의원은 11월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자리 10만개, 첨단산업과 휴양관광 벨트 10개 구상 등 경상남도를 동북아시아의 중심 지역으로 만들겠다”며 “경남도민의 큰 사랑과 지원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출마의 변을 대신했다.
김 전 의원은 “1996년 젊고 새로운 정치를 추구하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여성 정치인 영입 1호로 발탁, 국회에 입성한 경상남도의 맏딸”이라며 “어려워진 경남을 위해 제가 가진 정치적 능력과 그간의 경험 등을 쏟아 붓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경남대학교와 경상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 하면서 경남발전포럼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20대 국회의원 마산회원구 선거구 출마를 공식화 했지만 친 박 세력들과 공천과정에서의 잡음으로 인해 출마를 접어야만 했던 3선의 안홍준 전 의원은 그런 아픔과 패배를 딛고 경남도지사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외국과 합작사업, 외자 유치, 외국기업 유치, 경남의 다양한 농수산물과 공산품의 수출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경험 있고, 실력 있는 사람이 지금 경남에는 필요하다”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서울시, 청와대, 경남도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고 홍준표 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윤한홍 의원도 도지사 출마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윤 의원은 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행정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밖에 행정고시 출신으로 공직 생활을 한 재선의 윤영석 의원(양산갑)도 ‘동부경남 출신 첫 도지사’를 꿈꾸고 있다. 경남도 공무원과 민선 창원시장을 지낸 박완수 의원(창원의창)은 도지사가 ‘필생의 꿈’으로 알려져 있다. 경남에서 인지도가 높은 그는 중앙당 기류를 살피고 있다. 윤한홍 의원(55·창원마산회원)도 물망에 오른다. 또 김태호, 김학송 전 의원, 행정가 출신인 하영제 전 차관 등이 거명되고 있다.
◆국민·바른·정의당 인물난...거제 출신 문 대통령과 창녕 출신 홍 대표의 자존심 싸움
강력한 여야 후보군과는 달리 경남에서 당세가 약한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과 함께 무소속에서는 인물난이 예상된다.
국민의당 강학도·바른정당 신성범·정의당 여영국 도당위원장이 후보군으로 거명되지만, 실제 출마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무소속으로는 강기갑 전 의원, 강병기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 고영진 전 경남도교육감 등이 거론된다.
경남도지사 선거는 거제에서 태어난 문 대통령과 창녕이 고향인 한국당 홍 대표의 자존심이 걸린 싸움으로 측근을 내세운 대리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전망된다. ‘낙동강벨트’의 상징성도 커서 지방선거의 승부를 가를 분수령의 하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후보군이 한국당을 앞서고 있다. 한국당으로서는 TK로 지지기반이 고립될 것이냐 여부를 결정 지을 수 있는 만만치 않은 승부처고, 민주당으로서는 모처럼 부산시장과 경남지사에 울산시장 까지 노려 볼 수 있는 격전지다.
하지만 여야 대진표는 내년 1월말 정도에나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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