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업체-산부인과의 '검은 유착'
분유업체-산부인과의 '검은 유착'
  • 남지연
  • 승인 2007.01.12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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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빌려줄께~ 우리분유 먹여라~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 유명 분유회사들이 미즈메디 등 유명 산부인과를 대상으로 저리로 수백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빌려주고 신생아들에게 자기 회사 제품만을 먹이도록 한 사실이 공정위에 의해 적발됐다.

신생아들이 병원에서 먹던 분유를 퇴원후에도 계속 먹게되는 점을 노리고 이같은 거래를 한 분유업체들, 검은 결탁의 현장을 들여다봤다.


공정위가 분유업체의 불공정거래 행위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내용은 이들 유명 분유업체들이 산부인과 병원을 상대로 거액을 저리에 빌려주는 대신 병원에서 신생아들에게 자사 분유만을 먹이도록 해온 혐의인 것.


금융기관보다 싼 이자로~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 유명 분유업체들이 산부인과 병원에 일반 금융기관보다 훨씬 낮은 금리로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씩 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상환기간도 특별히 정하지 않았다. 대신 분유업체들은 해당 산부인과 병원들이 자사 제품만을 신생아들에게 먹이도록 한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 10일 "일부 분유업체와 산부인과 간의 유착 여부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한 "지원금액 확인 단계 등을 거쳐 이르면 이달중 공정위 전원회의에 상정해 과징금 규모 등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산부인과 병원들이 특정회사 분유만 먹인다는 공공연한 비밀, 작년 하반기부터 불거져나온 유명 분유업체들과 산부인과 병원 사이에 밀착관계는 그 고리가 이미 깊어보였다.


보통 갓난아이가 처음에 먹던 분유를 다른 제품으로 바꿀 경우 토하거나 소화를 못시키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어서 같은 분유제품을 먹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유로 산부인과 병원들은 신생아와 함께 퇴원하는 산모들에게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에 사용한 분유제품명을 알려주고 있으며, 대부분의 산모들 또한 병원에서 사용한 분유제품의 종류를 문의해 퇴원 후에도 해당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즉, 분유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처음 먹은 분유제품을 지속적으로 먹게 되는 현상을 이용해, 판매량을 확대하려고 이같은 거래를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기관보다 싼 이자로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 씩 빌려준 분유업체들, 이들 분유업체가 수십 개에 달하는 산부인과 병원에 금융사의 대출조건보다 저리의 이율로 상환시기도 따로 정하지 않고 빌려주며 그 대신 자사 제품만을 쓰도록 한 것은 부당한 방법으로 공정위는 다른 업체들의 경쟁을 방해했다는 점에서 경쟁사업자를 배제하려는 부당한 고객유인이며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분유업체들이 전체적으로 얼마나 거래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병원에 돈을 빌려준 것과 분유의 독점판매가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한 “지난해 하반기 분유업체와 산부인과 병원간의 유착관계에 대한 소문이 떠돌아 조사에 착수했다”며 “이른 시일 내에 이 문제에 대한 추가조사를 벌인뒤 보고서를 작성해 전원회의에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당한 고객유인은 불법


공정위는 분유업체들의 혐의가 확인되면 심의 절차를 거쳐 제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신생아들이 처음 맛본 분유를 계속 찾는다는 점을 증명하기가 어려운 데다 6개월 미만 유아를 대상으로 한 분유 광고가 전면 금지돼 있다는 업계 처지를 고려해 처벌 수위를 조절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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