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현지용 기자] 지난달 28일 오전 4시 경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아파트에서 79세 경비원 A씨가 10대 고등학생 4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은 폭행 가해자로 3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공동상해)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 10대 일행은 수원 지역 내 고등학교 친구 사이로, 주취 상태에서 경비원 A씨가 근무하는 건물 안으로 진입하려 하는 것을 A씨가 저지하자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입건되지 않은 일행 1명에 대해 폭행 가담을 조사하기 위해 CCTV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79세 노인 경비원에 대한 집단폭행 사건이 벌어지자 1일 오전 '수원익명 대신말해드립니다'라는 SNS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경비원 A씨가 자신의 할아버지라 주장하며 사건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익명의 게시자는 이를 호소하는 글과 함께 A씨가 폭행당한 피해 사진과 피의자들의 신상이 일부 공개된 페이스북 페이지를 함께 첨부했다.

사진에서 A씨는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할 만큼 치아가 부러지고 안면에 가격당한 상처가 드러나보일 정도였다. 익명의 게시자는 "피의자 4명은 수원 모 고등학교 졸업생의 미성년자로, 술을 먹고 소란을 피워 할아버지께서 이를 제지하자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중 한명은 '우리 아빠가 변호사다'라며 (A씨의) 얼굴을 때리고 눈을 손으로 팠다. 광대뼈와 치아가 부러짐에도 변호사라는 말을 듣고 가족에게 피해가 생길까 말도 못하고 무참히 폭행당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A씨를) 구석으로 몰아불이자 (A씨가) 도망침에도 끝까지 따라와 폭행을 가했다"며 "연세가 많고 위암 수술까지 받음에도 (가해자들이) 주취라 하더라도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행위다.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이 될까 두렵다"고 호소했다.

해당 호소문이 온라인상에 퍼지자 가해자 중 1명은 이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리며 "술을 먹고 숨바꼭질을 하던 중 시비가 붙어 갑작스럽게 싸웠다"며 "할아버지께 무릎을 꿇어가며 급하게 사과드렸다. 가족분들께 죄송하게 생각하며 당시 폭력 행사 이후 추가 폭력이나 폭언 등은 절대 없었다. (담당) 형사님과 연락한 결과 'CCTV로서는 한 명만 폭행된 것이 확인돼 집단폭행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말하셨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온라인 상에서는 이에 대해 분노하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연일 이어지면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는 '소년법을 개정해야 하지 않느냐'고 개탄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아울러 해당 사건과 관련해 이를 호소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지난달 30일 올라오기도 했다.

청와대는 앞서 지난 6월 대구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과 7월 서울 여고생 집단폭행 사건에 대해 김상곤 사회부총리는 답변을 하며 "일반적인 청소년 범죄는 처벌 강화로만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다른 나라 사례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관련 대책을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현지용 기자 sisafocus01@sisafocus.co.kr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