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하이트진로 주식회사가 경영진들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에 처해졌다. 회사는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안재천 부장판사는 오후 2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하이트진로에 벌금 2억 원을 선고했다.
김인규 대표이사에겐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1년, 함께 재판에 넘겨진 박문덕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부사장에겐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사회봉사 120시간이 선고됐다. 김창규 상무는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2008년부터 2017년까지 박 부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 ‘서영이앤티’를 삼광글라스의 맥주캔 제조용 코일 거래에 끼워 넣는 이른바 ‘통행세’를 수취한 혐의를 받았다. 서영이앤티는 이 같은 지원을 통해 코일 제조 업계 점유율 47%를 차지하고 있다.
또 하도급 비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11억 원을 우회 지원해 서영이앤티가 100% 자회사인 서해인사이트 주식을 유리하게 매각할 수 있도록 한 혐의도 있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 하이트진로에 약 79억 원, 서영이앤티에 약 15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박 부사장 등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지난달 9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김 대표이사에게 징역 1년을, 박 부사장에게 징역 2년을, 김 상무에겐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이트진로 법인은 벌금 2억 원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이번 1심에서 통행세 지원과 관련한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박 부사장의 이 같은 범죄 행위가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있다고 봤다. 다만 서해인사이트 주식 매각과 관련한 혐의만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부사장이 서영이앤티 지분을 취득한 뒤 각종 지원 행위를 통해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고도 유통 이득을 취득하도록 했다”며 “이런 지원행위는 박태영의 경영권 승계 비용을 보전하려는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